'CES 2025' 최대 규모 전시관 꾸린 삼성
'초개인화 시대' 삼성이 제시한 '미래 집' 가보니
가족 건강관리에서 아이 돌봄까지 척척
'미래 집' 지킬 보안 기술, '패밀리허브'에도 적용
'스마트싱스'와 AI 연결성 강화... '홈 AI' 구현
삼성, 하만·현대차·삼성중공업 등과 'B2B' 확대
[미국 라스베이거스=최유진 기자] #집에서 TV를 보던 중 스마트싱스가 멀리 떨어져 사시는 아버지의 낙상 소식을 알린다. 덕분에 구급차를 바로 불러 큰 사고를 면했다.
#퇴근 후 집에 들어서자 AI 기반 '스마트싱스'가 어머니와 통화한지 일주일이 넘었다며 전화를 권유한다.
#아직 말을 못하는 아기의 건강 상태가 늘 걱정이다. 스마트싱스가 아기의 건강 상태를 확인, 예방접종 시기까지 알려주니 이러한 염려가 크게 줄었다.
삼성전자가 바꿔놓을 '미래 집'에 대한 청사진이 제시됐다. 그 중심에는 일상의 불편을 덜어주는 것을 넘어 가족의 건강까지 세심하게 챙겨주는 AI가 있었다. 삼성전자는 삶의 동반자로 진화한 AI 혁신을 자동차, 선박 등 산업 전반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7일(현지 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글로벌 최대 가전 전시회 'CES2025'. 삼성전자가 이곳에서 어떤 모습의 미래형 집을 공개할지 기대를 안고 현장을 찾았다.
삼성전자 부스에 들어서자, AI 기반 '스마트싱스'로 연결된 생활가전과 IT기기 등이 가장 먼저 기자를 반겼다. 이들 제품을 둘러싼 투명하고 둥근 벽도 눈길을 끌었다. '제품 간 연결'을 강조하려는 삼성전자의 의도가 엿보였다.
부스 왼편에서는 미래 집에 걸맞는 보안 기술들이 넓게 자리 잡고 있었다. '삼성 녹스 매트릭스'와 '삼성 녹스 볼트'가 대표적이다. 녹스 매트릭스에는 블록체인 기술이 접목됐다. 연결된 기기들이 서로 보안 위협으로부터 데이터 등을 지킨다는 것이 특징이다. 녹스 볼트는 PIN번호, 비밀번호, 생체정보 등 개인정보를 보관, 관리해준다.
이들 보안 솔루션은 원래 모바일과 TV 제품에만 탑재돼 왔다. 앞으로는 패밀리허브 신제품 등 일부 가전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관람객들이 웅성거리는 소리에 떠밀려 발길을 돌려보니 건강관리 플랫폼 '삼성 헬스' 체험존이 나타났다. 삼성 헬스가 갤럭시 링·워치 등 개인 웨어러블 기기로 수집된 건강 지표를 분석한 뒤, 그 결과값을 토대로 냉장고 디스플레이에 맞춤형 음식 레시피를 추천하자 여기저기서 놀랍다는 반응이 터져나왔다.
인상적인 장면은 계속됐다. 멀리 떨어져 사는 부모님이 갑자기 낙상 사고가 났을 때, AI 가전이 즉각 자녀 휴대폰 등으로 사고 소식을 전달하는 솔루션이 주목을 받았다. 사고 소식을 듣고 곧바로 TV, 모바일 등으로 119에 신고하는 것도 가능했다. 서울에서 왔다는 한 관람객은 "고령화시대에 자주 발생하는 안타까운 사고들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아기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예방접종 시기까지 알려주는 솔루션에도 많은 관람객이 몰렸다.
부스 한켠에는 '스마트싱스 홈(Home) AI' 솔루션을 소개하는 공간이 마련됐다. 홈 AI는 스마트싱스를 중심으로 초개인화된 맞춤형 AI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삼성전자의 비전을 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자회사 하만을 비롯해 현대자동차, 삼성중공업 등과 협업해 개발 중인 제품들을 대거 선보였다.
그 중에서도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9'의 존재감이 빛났다. 차를 운전하면서 집 안의 에어컨과 난방기를 켜고 끄는 시연으로 높은 관심을 끌어냈다. 주차된 차량의 위치를 기억해 찾아주는 '스마트싱스 파인드'의 기술력도 돋보였다.
부스 초입에 자리 잡은 '대형 선박 모형' 주변으로도 관람객들이 북적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실제 거제도에 있는 선박을 4분의 1 크기로 줄여놓은 것"이라며 "해당 선박에만 50여개 이상의 '선박용 스마트싱스'가 탑재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삼성중공업와 선박용 스마트싱스를 개발했다. 이 솔루션은 선박에 탑승한 승객들에게 본인의 좌석, 객실 등을 안내한다. 도착지와 도착 시간 등도 알려준다. 객실 조명 등을 제어할 수도 있다. 선장과 선원들에게는 선박 상태 정보를 실시간으로 보내준다. 항해 도중 발생한 시스템 오류 등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도 추가됐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해 CES 2025 참가 기업 중 가장 넓은 3368㎡(약 1019평) 규모 전시관을 꾸렸다. 전시회 주제는 '모두를 위한 AI'(AI for All)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