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 ‘엣지 50 프로’ 써보니
50만원대 중저가에 플래그십급 성능
‘팬톤 인증’ 디스플레이로 선명한 색감
125W 초고속 충전으로 20분만에 완충
186g 경량에 엣지 더해져 날렵함 배가
박스에 ‘향기 마케팅’…친환경 패키징도
모토로라는 올해 △모토로라 G54 △엣지 40 네오 △엣지 50 프로 등 세 가지 중저가 폰을 공식 출시하며 ‘외산폰의 무덤’이라 불리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다.
엣지 50 프로는 가격은 중저가, 성능은 플래그십을 표방하며 이달 초 50만원대에 출시했다. 2주가량 사용한 뒤 내린 결론은 ‘그럴 만하다’는 것이다.
◆박스부터 남다르게…날렵·매끈 디자인
보통 기기 리뷰 땐 언박싱은 건너뛰고 바로 기기 성능을 체험하는 편을 선호한다. 그러나 모토로라 엣지 50 프로는 언박싱부터 꽤나 만족스러운 경험을 줬다.
우선 제품 박스엔 친환경 패키징이 적용됐다. 박스 외관은 재생용지 특유의 노란 빛을 띠었다. 내부는 플라스틱 없이 제품을 포장했다. 아무리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모델이라지만 재생용지 색을 굳이 숨기지 않아서 놀랐고, 그 색상이 비용 절감보단 의도된 디자인으로 받아들여져 다시 한 번 놀랐다. 분명 재활용한 종이로 만든 박스 느낌인데 어색하지 않았다.
박스엔 향기 마케팅도 적용됐다. 봉인실을 뜯고 박스를 여니 청량한 향수 냄새가 풍겼다. 호불호가 적을만한 대중적인 향기로, 한동안 기기를 사용하는 중에도 은은한 향기가 남아 즐거움을 더했다.
디자인의 모토로라답게 기기 뒷면과 충전기에 새겨진 ‘M’로고는 멋스러웠다. 8.19㎜ 두께에 186g의 가벼운 무게, 디스플레이 양옆을 곡면으로 구현한 엣지 패널이 합쳐져 전반적으로 날렵하고 매끈한 인상을 배가시켰다.
뒷면 디자인도 특이했다. 카메라섬을 적용한 스마트폰은 대다수가 카메라섬과 뒷판에 서로 다른 소재를 적용해 카메라섬을 부각시키는데, 엣지 50 프로는 뒷판 전체에 부드러운 비건 가죽을 적용했다. 조금 떨어져서 보면 카메라섬과 뒷판이 잘 구별되지 않아 일체감을 강화하는 디자인이다. 다만 비건 가죽 소재인 만큼 먼지가 잘 묻어났다.
◆디스플레이·배터리 강점…카메라 평범
엣지 50 프로를 사용하면서 가장 눈에 띈 부분은 디스플레이다.
6.67인치 플라스틱 유기발광다이오드(PoLED) 디스플레이와 ‘팬톤 인증’을 받은 색 재현력은 밝고 쨍한 색감을 살리는 데 최적화됐다.
144㎐ 화면 주사율은 부드러운 화면 전환을 보여줬다. 플래그십과 중저가 스마트폰의 차이가 극명한 지점 중 하나가 바로 디스플레이인데, 50만원대를 훌쩍 넘는 스크린 경험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인상 깊은 건 배터리다. 배터리 용량은 4500㎃h로 다른 스마트폰과 비슷한데, 충전 속도는 비교 대상이 없을 정도로 빨랐다. 본체와 함께 제공된 125W 초고속 유선충전기를 사용해보니 21분30초 만에 0%에서 100% 충전이 가능했다. 모토로라가 주장한 18분보다는 3분30초가 더 소요됐지만 여전히 빠른 속도다. 무선충전도 애플 아이폰15 시리즈와 삼성전자 갤럭시 S24 시리즈의 3배 이상인 50W를 지원했다.
퀄컴의 중상급형 프리미엄 라인인 스냅드래곤7 3세대 칩셋은 플래그십급은 아니지만 중저가 라인에선 나름 경쟁력 있는 성능을 보여줬다. 스마트폰 성능을 확인하는 전자기기 벤치마크 점수 플랫폼 ‘긱벤치6’ 테스트 결과 코어 1개(싱글코어) 점수는 1118점, 코어를 여러 개 사용하는 멀티코어 점수는 3116점이었다. 싱글코어는 2년 전 갤럭시 S21 FE에 탑재된 삼성 엑시노스 2100, 멀티코어는 4년 전 갤럭시 S20 FE 5G의 스냅드래곤 865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메인 카메라는 5000만 화소에 3배 광학 줌, 30배 디지털 줌을 지원하는 평범한 스펙인데, 기기 자체 인공지능(AI)으로 사진 선명도나 디테일을 살릴 수 있었다.
‘이동 중’은 핑계고, 기자가 직접 체험한 모든 것을 씁니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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