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내년 1월 시행되는 인공지능(AI) 기본법과 관련해 과태료 유예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소버린AI(외부 간섭 없이 자국이 통제권을 유지하는 AI)는 내년 중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배 후보자는 1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산업 진흥 측면에서 AI 기본법의 과태료 부과를 일부 유예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배 후보자는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AI 기본법 규제가 과도한지를 묻자 “규제가 과도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오남용에 대한 부분은 철저하게 살펴야 한다”고 답했다.
AI 기본법은 과기정통부 장관이 AI 업체 사업장에서 장부나 서류, 그 밖의 자료나 물건을 조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AI 기본법 의무 사항을 위반하면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된다.
배 후보자는 글로벌 경쟁이 격해지는 상황에서 외국산 AI에 의존해서는 안된다는 뜻을 밝히며 “내년에는 소버린AI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소버린AI가 없으면 글로벌 패권 경쟁에서 무기를 갖출 수 없다”며 “(소버린AI 없으면) 외산 솔루션으로만 서비스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했다.
배 후보자는 윤석열 정부 때 실행된 연구·개발(R&D) 예산 삭감과 관련해 나타난 문제를 점검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과기정통부가 R&D 예산을 스스로 깎은 것에 대해 책임 소재를 규명할 의지가 있느냐”는 노 의원 질의에 대해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검토하는 것을 고민하고, 연구 생태계 복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배 후보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4% 수준인 R&D 예산에 대해선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늘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5%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배 후보자는 전문연구요원 부실 복무 의혹은 적극 부인했다.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전문연구요원 복무 기간에 박사 과정에 재학했다”며 “후보자 본인의 스펙을 쌓기 위해 전문연구요원 제도를 활용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배 후보자는 “회사와 병무청에서 (박사 과정) 수학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인사청문회는 오전 한때 파행되기도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인사청문회장에 놓인 자신들의 노트북 컴퓨터에 최민희 과방위원장을 겨냥해 ‘최민희 독재 아웃’이라는 피켓을 붙였고, 이에 여야 의원들이 고성을 주고받는 소란이 벌어졌다. 이 때문에 본격적인 인사청문회는 이날 오후 1시쯤부터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