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계엄령] ‘비상계엄’ 여파…부동산시장 어수선, 전망은 ‘암울’

2024-12-04

입력 2024.12.04 12:38 수정 2024.12.04 12:41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6시간 만에 계엄령 해제됐지만, 여진 계속

국토부, 장관 행사 및 정책 회의 줄줄이 ‘취소’

시장 불확실성 증대…매수심리 위축, 혼조세 지속

“장기 영향 ‘미미’…계엄보다 대출 규제가 더 걸림돌”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간밤의 소동으로 마무리됐지만, 부동산시장에 미칠 여파는 적지 않아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예정됐던 장관 행사 및 정책 회의를 모두 취소했고, 시장 분위기는 어수선하다.

전문가들은 겨울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매수심리가 한풀 꺾인 가운데 이번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고 입을 모은다.

4일 오전 4시 40분께 윤석열 대통령은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 해제를 공표했다. 앞서 3일 오후 10시 23분 비상계엄 선포 이후 약 6시간 만이다.

계엄은 풀렸지만,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당장 정부 부처인 국토부는 모든 일정이 틀어졌다.

이날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함께 ‘인천 남동산단 문화융합 협의체 발족식’에 참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간밤의 비상계엄 사태로 박 장관은 현장 방문을 결국 취소했다.

백원국 국토부 2차관은 이날 오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토법안소위에 참석할 계획이었으나, 일정을 취소했다. 또 공공주택 공급 실적 및 공급계획 점검 회의도 예정돼 있었으나, 이 역시 엎어졌다.

밤사이 이어진 비상계엄 상황으로 부동산시장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강화로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졌지만, 시장 분위기는 얼어붙었다.

집값 상승폭은 줄고 매수세가 쪼그라들면서 매매거래량도 대폭 줄었다. 집을 내놓는 집주인들이 늘어나면서 시장에 매물도 빠르게 쌓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시장이 충격을 받을 거라고 전망한다.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매수심리가 더 위축될 거란 견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그간 한국이 남북 대치 상황이지만 불안하지 않다는 인식을 세계적으로 심어주었는데, 이번 비상계엄 사태로 국가 신인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한국 경제가 타격을 입으면 그만큼 부동산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토지의 경우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가격 상승이 이뤄질 수 있다”며 “전체적으로 하락 요인과 상승 요인이 혼재하기 때문에 이번 사태에 대한 추이와 정부의 스탠스 등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단기 급등에 대한 피로감과 대출 규제 등으로 이미 시장 분위기가 한풀 꺾였는데, 거기에 국내 정세 불확실성이 더해졌다”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매수자들은 더 움츠러들고 매도를 고려하는 집주인들도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빠르면 내년 1분기,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시장 흐름이 약세를 나타낼 것”이라며 “비상계엄 사태 이후 어떻게 상황이 흘러갈지 안개가 걷어져야 한다. 입주물량이 부족해서 내년 하반기에는 반등할 가능성도 있는데, 당장은 서울도 집값이 하락 전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비상계엄 사태가 불과 몇 시간 만에 일단락된 만큼 그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단 의견도 있다. 강화된 대출 규제로 수요자들이 느낄 심리적 부담감이 더 크단 설명이다.

권대중 서강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채권이나 주식은 즉각적으로 사고팔 수 있고 단기 급등, 급락이 가능하지만 부동산은 장기적으로 거래가 이뤄진다”며 “하루아침에 거래가 중단되거나 가격이 오르는 게 아니어서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권 교수는 또 “시국이 불안해지거니 환율에 영향을 받을 정도로 장기화하면 부동산 가격은 하락하겠지만, 단기에 끝나버렸다”며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부분은 분명하지만, 당장 돈이 부족해 집을 못 사는, 지금의 대출 규제가 미치는 영향보단 약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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