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러시아 정상간 통화가 이뤄진 지 하루 만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간 전화통화도 이뤄졌습니다. 여기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러 정상이 합의한 에너지 인프라 30일 휴전안에 대해 동의를 했습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원전 소유권을 미국이 갖는 것을 제안한 것인데요. 오늘은 그 의미에 대해 집중 분석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자포리자 원전 근처에 광물…"추출하려면 이 원전 필요"

우선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에서 "미국이 전력 및 유틸리티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원전을 운영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미국이 원전을 소유하는 것이 우크라이나 인프라를 보호하고 에너지 인프라를 지원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원전을 말하는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우크라이나는 물론 유럽 최대 원전인 자포리자 원전을 뜻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미국이 왜 우크라이나 원전에 관심을 가질까요. 양국간의 광물협정과 연관이 있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광물협정은 그 광물을 추출하고 가공하는 데 달려 있다"며 "이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데, 유럽 최대 규모의 6개 원자로를 갖춘 자포리자 원전이 그 에너지를 제공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이 원전은 우크라이나의 티타늄, 철, 희토류 등의 여러 매장지 근처에 있기도 합니다.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우크라이나 관계자는 NYT에 "우크라이나는 미국에 광물 (추출 등의) 처리가 자포리자 공장이 다시 통제 하에 있을 때에만 실행 가능하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러시아 점령지…美 웨스팅하우스 연료 써 美 기업에 이익

어제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30일간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휴전에 합의를 했죠. 미국과 러시아가 휴전 대상이 에너지와 인프라냐, 아니면 에너지와 관련된 인프라냐를 놓고 다른 말을 하고 있지만 갑작스럽게 왜 에너지 인프라가 휴전 대상이 됐는지를 두고 의문이 제기됐습니다. 그 배경에는 결국 미국이 눈독을 들이는 우크라이나 광물, 그리고 이것을 추출하기 위한 원전이 연관돼 있었던 셈이죠. 철저히 경제적 실익만 바라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사꾼 본색이 여실히 드러난 셈입니다.
현재 자포리자 원전은 러시아가 점령한 땅에 소속돼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원전이 꼭 미국 소유가 되지 않고 우크라이나가 이를 되찾아도 미국에 경제적 이익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 원전은 미국 핵 기술 회사 웨스팅하우스가 공급하는 연료와 기술을 사용하기 때문에 우크라이나가 소유권을 찾아온다면 미국 기업에 이득이 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러시아가 순순히 이를 되돌려줄 것이냐입니다. 워싱턴 소재 케넌 연구소의 안드리안 프로킵은 "러시아가 제재 해제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들은 이 원전을 무료로 돌려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젤렌스키, 방공시스템 요구…트럼프, 협력키로

한편 어제의 미러 정상 통화에서의 합의가 러시아에 유리한 결과였다는 비판을 인식한 듯 이날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손을 들어주는 약속을 몇 개 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방어를 위한 미국의 정보 공유가 계속될 것이라고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말했는데, 이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및 정보 제공을 중단하라는 푸틴 대통령의 요구를 거부한 것입니다. 또 젤렌스키 대통령은 방공시스템, 특히 패트리어트 미사일 시스템을 요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에서 이용 가능한 시스템을 찾기 위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협력하기로 합의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