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베트남 사람 이름 부르기, 적기

2025-08-17

지난주 한국을 국빈 방문한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또럼은 ‘또’가 성이고, ‘럼’이 이름이다. 베트남 사람들도 우리처럼 ‘성과 이름’ 순으로 적는다. 또럼의 부인 응오프엉리처럼 중간 이름을 가지고 있는 게 일반적이다. 응오프엉리는 성이 ‘응오’, 중간 이름이 ‘프엉’, 본이름이 ‘리’다. 중간 이름은 전통적으로 성별이나 세대를 구분하는 역할을 했는데, 지금은 희망이나 가치, 취향 등도 담는다. ‘프엉’에는 ‘향기롭다’는 뜻이 있다.

베트남은 성보다 본이름을 더 중시한다. 친근감과 그 사람의 고유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상위 5개 성씨가 전체의 70%를 넘어 성으로는 구별도 어렵지만, 이런 정서와 문화가 있어 상대를 부를 때 언제나 본이름을 사용한다. 공직자나 저명인사를 엄격하고 정중하게 지칭할 때는 계속 전체 이름을 쓴다. ‘홍길동 사장’이 우리 식으로는 ‘홍 사장’이지만, 베트남 식으로는 ‘길동 사장’이 된다. 우리 언론은 주로 첫 문장에는 ‘또럼 서기장’이라고 하고, 그다음부터는 ‘럼 서기장’이라고 표현했다. ‘럼’을 어색하게 여긴 곳은 줄곧 ‘또럼’이라고 했다.

‘또럼’을 붙일 것인가, 띄울 것인가에서는 생각이 갈렸다. 이 글에서 붙인 이유는 외래어표기법 중 베트남어표기법의 예시와 그동안의 베트남 인명 표기 심의 결과를 따른 것이다. ‘또 럼’이라고 띄어 쓴 곳도 적지 않았는데, 베트남에서 띄우는 대로 받은 것이기도 하고, 성과 이름을 구별해 나타내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기도 하다. ‘또 럼’ 서기장의 부인 ‘응오 프엉 리’를 ‘응오프엉리’라고 붙여 적으면 대부분의 독자는 성과 이름을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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