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음 달 3일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할 예정인 가운데, 북·중 접경 지역인 단둥에서 베이징으로 향하는 일부 열차편 예매가 갑작스럽게 막히면서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 이동 가능성이 커졌다. 동시에 고려항공 소속 항공기 2대가 베이징에 잇따라 도착한 정황도 포착돼, 열차와 항공편을 모두 활용한 방중 준비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31일 중국 철도 예매 사이트 12306에 따르면 9월 1~2일 단둥발 베이징행 열차 중 오후 6시 18분 출발 야간열차는 예매가 불가능한 상태다. 같은 날 오전과 오후에 출발하는 고속철도 2편만 구매할 수 있다. 통상 단둥에서 베이징으로 가는 열차는 하루 세 편 운행된다.
김 위원장은 과거 방중 때 전용열차와 항공기를 번갈아 이용했다. 2018년 첫 방중과 2019년 1월에는 단둥을 거쳐 특별열차로 베이징에 도착했으며, 2019년 5·6월에는 전용기를 탔다. 외신들은 김 위원장이 열차를 택한 배경에 ‘대외 선전효과 극대화’ 의도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번에도 김 위원장이 첫 다자외교 무대라는 점을 고려해 철로 이동을 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특히 단둥 중롄호텔이 최근 외국인 예약을 받지 않는 점도 관련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고려항공 항공기 2대 1시간 간격으로 中베이징 도착

항공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고려항공 소속 항공기 2대가 31일 오후 약 1시간 간격을 두고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잇따라 도착했다. 공항 전광판에는 고려항공 운항 정보가 표시되지 않았으며, 정기편 운항일이 아닌 시점에 이뤄진 착륙이어서 김 위원장의 방중 준비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전승절 열병식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참석한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열병식에서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좌우에 각각 자리할 예정이다. 북·중·러 3국 정상의 나란한 모습을 통해 대외적으로 ‘반미(反美) 연대’ 메시지를 발신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