팁 면세안 통과 초읽기…한인 자영업계 ‘촉각’

2025-06-12

소득 5만~10만불 서비스직 종사자 유리

요식업·미용실 등 인력 확보에 도움 환영

팁 없는 업종 구인난 심화·형평성 우려

시급 인하·팁 감소 가능성…실효성 의문

서비스 업종 종사자들의 팁 소득에 대해 연방 소득세를 면제하는 법안이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인 자영업자들과 회계 전문가들 사이에서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팁 면세 법안은 2025년부터 식당, 미용실, 호텔 등 전통적으로 팁을 받아온 업종 종사자들의 신고된 팁 소득에 대해 최대 2만5000달러까지 연방 소득세를 면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조치는 항목별 공제를 하지 않아도 적용 가능한 방식이 될 것으로 나타났다.

법안은 이미 상원을 통과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기간 내세운 대표 공약인 데다 공화당 내 지지세도 강해, 하원까지 통과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그러나 팁 면세를 두고 실효성과 형평성에 대한 논란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저소득층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 법안의 기본 취지였으나, 오히려 실제 혜택은 중간 소득층 이상에 집중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연 소득이 너무 낮아 표준공제만으로도 이미 소득세를 면제받는 근로자는 법안의 혜택을 체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세청(IRS) 자료에 따르면 현재 팁 근로자의 약 37%는 이미 연방 소득세를 내지 않고 있어, 전체 팁 근로자 중 약 3분의 1은 법안의 실질적 수혜자가 아닐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여름방학 동안 웨이터로 일하며 총 1만8000달러를 번 대학생의 사례를 통해, 면세 혜택이 연간 250달러에 그친다고 소개했다. 반면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연간 팁으로만 6만 달러를 버는 딜러는 1만 달러 넘는 세금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연 소득이 16만 달러를 초과하는 고소득 팁 근로자는 법안 대상에서 아예 제외된다.

피터 손 공인회계사(CPA)는 “팁 면세의 실질적 혜택은 연 소득이 5만~10만 달러 사이인 서비스직 종사자에게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우버나 리프트 운전자들은 이미 차량 운행에 따른 공제를 받고 세금 부담이 적은 경우가 많아, 이번 법안이 실질적 감세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인 자영업자들의 반응도 업종에 따라 엇갈리고 있다. 한인 식당이나 미용실 업주들 사이에서는 인력 확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반면 봉제공장이나 사무직 위주의 업체를 운영하는 업주들 사이에서는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한인 업주는 “같은 4만 달러를 벌어도 식당 직원은 세금을 덜 내고, 내 직원은 그대로 세금을 낸다면 당연히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 앞으로 팁을 받는 업종으로 근로자가 몰리면 구인이 더 힘들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팁 근로자들은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현실적인 우려도 뒤따른다.

사이프레스에서 식당 매니저로 근무하는 데이비드 이씨는 “일단 팁이 면세된다는 점은 환영하지만, 고용주가 시급을 낮추거나 손님들이 팁을 적게 주는 부작용도 생길 수 있다”며 “실제로 도움이 얼마나 될지는 시행 이후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법안은 현재로써는 2028년까지 한시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며, 향후 정치 지형과 정부 재정 상황에 따라 연장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조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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