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속 가능한 성장이 산업 전반의 핵심 키워드로 부상한 요즘, 에너지 인프라 역시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받고 있다. 탄소중립 목표 달성,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의 복합적 과제 속에서 구리는 고유한 물리적ㆍ화학적 특성을 바탕으로 에너지 전환과 인프라 혁신을 촉진하며, 지속 가능한 성장의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구리는 탁월한 전기 전도성, 높은 열전도율, 기계적 강도, 우수한 부식 저항성을 기반으로 에너지 인프라의 핵심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예를 들어 송ㆍ배전 과정에서 전력 손실을 최소화하고, 순간 과부하 및 부하 변동에도 강인한 내성과 복원력을 갖춰 신재생에너지 기반 전력망의 전송 용량을 높인다. 공급 전압 변동 시 발열, 화재 위험을 줄여 전력 기기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강화하며, 장기간 안정적인 운영이 요구되는 인프라 시스템의 수명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킨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구리는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구축에 있어 필수적 소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구리는 90% 이상의 높은 재활용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재활용 과정에서도 품질 저하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이러한 구리의 특성은 탄소배출 저감 측면에서 자원 순환을 가능하게 하며, 원자재 수급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글로벌 경제 환경에서 그 전략적 가치는 한층 더 부각된다.
해양 산업 분야에서도 구리의 역할은 두드러진다. 해상 물류 및 해양플랜트 인프라의 스마트화가 가속화되면서 고효율 전력망, 자율운항 시스템, 통합 모니터링 설비 등의 구축이 필수적이 됐고, 구리는 이러한 스마트 해양 인프라를 구현하는 핵심 소재로 기능하고 있다. 특히 가혹한 해양 환경에서도 구리의 내구성과 전도성은 설비의 수명 연장과 에너지 손실 저감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으며, 항만 자동화 시스템, 해양 에너지 저장장치 등 차세대 기술 구현에서도 구리는 대체 불가능한 역할을 수행한다.
이처럼 구리는 단순한 도체를 넘어 에너지 효율성, 인프라 신뢰성, 장기적 경제성, 친환경성이라는 ESG 시대가 요구하는 복합적 가치를 모두 충족하는 최고의 광물이다. 신재생에너지 확대, 글로벌 전력망 재편, 전기차 전환,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장 등의 메가트렌드 속에서 구리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흐름에 발맞춰 산업계, 학계, 정부는 힘을 모아 보다 지속 가능하게 구리를 생산ㆍ활용하는 체계를 마련하고, 각 산업 특성에 부합하는 맞춤형 연구개발과 정책 지원을 강화해야 하는 시점이다. 구리를 중심으로 한 지속 가능한 인프라 전략은 미래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ESG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핵심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목포해양대학교 해양메카트로닉스학부 임장섭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