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 무산된 '골판지 드론', 다시 추진하는 까닭

2025-03-28

[비즈한국] 지난해 도입이 무산됐던 ‘골판지 드론(소형정찰드론 3형)’ 구매 사업이 올해 재개될 예정이다. 군은 정찰용 골판지 드론 사업을 운용한 후 작전 효용성 등을 평가해 추후 자폭 작전용 골판지 드론 도입 및 개발 여부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방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군은 소형 골판지 드론 도입 입찰을 진행했다. 다만 지원한 모든 업체가 부적합 판정을 받아 사업이 중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을 참여했던 업체 관계자는 “군이 요구하는 성능은 충족했지만 제품과 별개로 기업적합성 평가에서 대부분 부적격 판정을 받아 통과한 기업이 없다”며 “대부분 실적이 없는 기술력 중심의 중소기업이라 그런 결정이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런 문제가 있었음에도 군 당국이 골판지 드론 사업을 재개하기로 결정 내린 이유는 북한이 지난해 골판지 드론을 활용해 정밀 타격하는 장면을 공개하며 대남 협박 수위를 지속해서 높이고 있어서다. 군은 골판지 드론을 이용한 북한의 도발 의지를 꺾으려면 우리 군도 비슷한 무기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14일 골판지 드론을 승용차로 날려 보낸 뒤 이를 터뜨려 불타게 하는 장면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이를 참관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세계적으로 무인기(드론)를 군사력의 주요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면서 대량생산에 들어갈 것을 지시했다.

지난 27일 북한이 공개한 국방과학연구사업 시험에선 골판지 드론이 우리 군의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엘셈(L-SAM) 발사 차량, 대포병 레이더 등 한국군 장비를 모방한 표적을 타격하는 장면도 보도됐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레이다에 잡히지 않는 골판지 드론의 장점을 활용해 대공 방어시스템을 벌떼공격으로 무력화하려는 시도가 보인다”며 “지난해 첫 공개 이후 표적을 승용차에서 군용차량으로 변경, 파괴력을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골판지 드론은 소형에 소음도 작아 포착이 어려우며 재질이 종이여서 레이더에 거의 탐지되지 않는다. 대당 가격도 저렴하다. 평균 500만 원 안팎으로 가성비가 뛰어난 무기이자 현대전에서 가장 위협적인 무기 중 하나로 꼽힌다. 실제 지난해 사업에서 골판지 드론 최저가는 대당 250만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방산업체들도 동력원으로 소형 전기모터를 장착하고 전체 무게는 2.5kg 안팎에 불과한 초경량 골판지 드론을 개발한 상황이다. 체공시간도 긴 편이다. 보통 120분 이상 비행이 가능하다. 이들 드론은 일부 부품 등만 개조하면 폭탄을 탑재한 자폭 작전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

향후 도입될 골판지 드론은 국산으로 납품 계약을 진행해 100여 대를 초도 납품받은 뒤 드론작전사령부에 실전 배치할 방침이다. 엄효식 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골판지 드론 확보만으로도 대북 억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향후 자폭드론과 AI 기능을 추가해 대량생산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현건 기자

rimsclub@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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