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8월 14일 '택배 없는 날'을 앞두고 노동자와 시민단체가 쿠팡의 동참을 촉구하고 나섰다.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 권영국 정의당 대표 등은 11일 오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이 유일하게 '택배 없는 날'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택배노조는 "쿠팡이 참여를 거부한다면 8월 14일 쿠팡과 로켓배송을 중단하겠다"며 "쿠팡은 택배·물류업의 노동 조건을 악화시킨 주범"이라고 주장했다. 또 "산업재해율이 높으면서도 '쿠팡식 택배 없는 날'이라는 궤변을 내세울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노조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쿠팡과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의 평균 산재율은 5.9%에 달했다.
강민욱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조 쿠팡본부장은 "2020~2021년 26명의 택배노동자가 과로로 숨졌다"며 "산재로 입원한 기사에게 돌아온 건 병문안이 아니라 용차비 청구서였다"고 말했다. 정동헌 쿠팡물류센터지회장은 "물류센터는 여전히 체감온도 30도를 넘는 찜통"이라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권영국 정의당 대표는 "폭염 휴식권 기준인 33도는 현장의 위험을 반영하지 못한다"며 "쿠팡이 온도계를 시원한 곳에 설치하고 에어컨 바람을 불어넣는 꼼수를 쓴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에 "쿠팡의 야간노동·폭염 휴식권 운용 실태를 철저히 감독하라"고 촉구했다.
'택배 없는 날'은 2020년 과로사 문제가 사회적으로 부각되자 업계가 자율 시행에 합의해 매년 8월 14일 운영해 왔다. 법적 의무는 없다.
한편 CLS는 위탁배송업체 택배기사들의 주 5일제 확산에 앞장서며 실질적인 휴식권 보장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CLS에 따르면 위탁배송업체 택배기사 중 매일 30% 이상, 6000명 이상이 휴무를 취하고 있으며, 이는 업계 최초로 도입한 '백업기사 시스템' 덕분이다. CLS는 계약 단계부터 위탁배송업체가 백업기사를 반드시 확보하도록 하고, 자체 배송인력인 '쿠팡친구'가 이를 지원하는 구조를 운영한다. 한국물류과학기술학회 조사에서도 CLS 위탁배송업체 기사 62%가 주 5일 이하로 배송한다고 답해, 타사 대비 압도적으로 높은 휴식 보장 수준을 나타냈다.
CLS는 "백업기사 시스템과 위탁배송업체 협력으로 자유로운 휴무가 가능한 근무 환경을 정착시키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