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가 쏘아올린 ‘2조 2교대’ 개편, 식품업계 “공감하지만…”

2025-08-11

근무 개편 어떻게 되나

SPC그룹발(發) 2조 2교대 근무 개편이 식품업계 화두로 떠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이 12시간에 이르는 장시간 근로를 지적한 데 따른 것인데, 2조 2교대로 공장을 운영 중이던 식품업계 상당수 업체들이 고민에 빠졌다.

2조 2교대는 근로자를 2개조로 나눠 주·야간에 각각 최대 12시간씩 일하는 근무 방식이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상용 초과근로 시간이 가장 긴 4개 제조업종을 분석해보니 식료품 제조업체(237곳)의 32.9%가 교대제로 근무했고, 이 중 주야 2조 2교대 방식(59%)이 절반을 넘었다. 보고서는 “주야 2조 2교대의 경우 12시간 맞교대 가능성이 크다”라고 분석했다. 3조 2교대나 4조 2교대에 비해 교대할 근무 조가 적다 보니 연속 휴게시간이 적을 수 있다.

실제 SPC그룹 산하 공장들은 생산 라인 절반(53.7%)이 2조 2교대로 일하고 있다. 이 대통령 지적 이후 SPC는 이 비율을 2027년까지 20%로 낮추고, 고위험 작업 자동화와 안전 설비 확충에 624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글로벌 히트상품 ‘불닭볶음면’을 생산하는 삼양식품은 2조 2교대를 하면서 동시에 고용노동부 허가를 받고 초과 근무를 하는 특별연장근로를 시행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자, 이달부터 연장 근로를 즉시 중단했다. 2조 2교대 방식도 개선하기로 했다. 농심과 오뚜기, 풀무원 등에서도 일부 생산 라인에서 운영하던 2조 2교대제를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식품업계에선 업종 특성상 근무조를 늘리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주장한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제한된 시간 내에 주문량을 최대한 맞추기 위해 가장 효율적인 근무 방식”이라고 말했다. 다른 식품사 관계자는 “빵 등 신선 식품은 짧은 유통기한 등을 고려해야 해 2조 2교대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라고도 했다. 김승택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임금이 적고, 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기업일 수록 시간당 임금 1.5배를 지급하는 초과 근로제로 작업량 증가에 대응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고용노동부의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2023년)에 따르면 식료품 제조업에 종사하는 2교대 생산직은 월평균 406만3000원을 버는데, 이 중 27.4%가 초과 근로 급여였다. 초과 근무 축소시 임금도 줄 수 있다.

기업들도 개편 방향에 대해서는 공감한다. 다만, 국내 식음료 업체들 중엔 삼양식품이나 오리온 등 일부 수출 실적 좋은 기업들을 제외하면 영업이익률이 적게는 1~2%, 많아도 6~7%인 기업들이 많아 추가 인건비 부담을 고민스러워 한다. 한 식품사 관계자는 “근무제를 개편하려면 충분한 인력 확보가 필수적인데 대부분의 공장이 지방에 있는 데다 식료품 제조업에는 젊은 인력들이 오려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에 식품업계의 생산 관행 전반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생산 시설 현대화·자동화에 투자하고, 야간 노동 규제도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이영 한국고용노동교육원 교수는 “기업은 당장의 인건비보다 사고 리스크(위험)로 인한 비용을 사전 반영하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류성민 경기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대·중견기업은 어떻게든 인력을 더 뽑아야 하고, 영세한 중소업체에는 정부가 재정·세제 지원 등을 고민해 근로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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