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열 서울시립대 석좌교수, “양자기술 투자 늦어지면 10년 격차”

2025-08-05

“IBM·IQM·아이온큐 등 글로벌 양자컴퓨팅 기업은 2030년 특정 산업부터 양자 기술 상용화를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우리도 늦기 전에 양자 연구개발(R&D) 투자와 산업화를 본격화해야 합니다.”

양자컴퓨팅 분야 석학 안도열 서울시립대 석좌교수는 “인공지능(AI)이나 클라우드 기술의 선도국과 격차가 2~3년이라면 양자는 최대 10년의 격차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AI 기술 못지 않게 양자컴퓨팅 역시 투자와 기술개발 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는 게 안 교수 생각이다. 양자컴퓨팅은 양자역학의 중첩·얽힘 원리를 활용, 기존 슈퍼컴퓨터보다 복잡한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는 기술이다. 미래 전략기술로 평가되고 있다.

안 교수는 “유럽에서는 양자 분야 투자회수 시기를 평균 12년으로 잡고 있다”며 “최소 10년은 지나야 양자 기술개발과 투자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에서도 양자컴퓨팅 투자는 물론, 생태계 조성 노력이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과학기술원(KAIST)·고려대·포항공대 등 정부 지정 양자대학원 중심 전문인력 양성은 바람직한 정책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양자대학원 출신 인재들이 전공을 살릴 만한 기업이나 기관이 충분하지 않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안 교수는 “양자 전문인력 2000명을 양성하겠다는 정부 목표도 좋지만 우리 전문인력 10%가 미국의 10%와 경쟁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는지가 관건”이라며 “경쟁력 있는 소수를 키우는 정책을 고려해야 하고 양자 학문·산업 생태계를 균형 있게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자 기술이 R&D뿐만 아니라 산업과 결합해 실제 상용화될 수 있는 기반 마련이 필요하고, 산업화가 이뤄져야 국내 양자 기술 생태계도 발전이 있다는 의미다.

안 교수는 현재 미국 공군의 의뢰를 받아 유체역학 관련 비선형 방정식을 양자컴퓨팅으로 풀어내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극초음속 비행체 개발 과정의 난류 문제 해결에 양자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다. 비선형 방정식의 경우 해답을 찾는 데 몇 달이 걸리지만 양자 기술로 이를 단축시키는 연구를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심장에서 혈액이 지나는 혈류도 유체라는 아이디어를 얻은 안 교수는 서울성모병원 연구팀과 양자컴퓨팅 기술을 혈류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 분석에 활용하는 알고리즘 연구도 시작했다. 이는 올해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양자컴퓨팅 챌린지 생물의학 영역 혁신 아이디어로 선정됐다.

이러한 경험을 연구로만 그치지 않고 양자 기술 기반 헬스케어 회사 싱귤레러티퀀텀을 설립했다. 산업화에 직접 참전한 것이다. 안 교수는 “회사 발전을 위해 양자 생태계가 조성된, 투자가 활발한 미국에 설립했다”며 “한국지사 설립으로 국내 양자 연구와 산업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내 양자 인프라 확충도 시급한 과제로 제시했다. 안 교수는 “국내 연세대와 충북대만 도입한 양자컴퓨터 상황을 고려, 정부나 서울시 등 지자체 차원 클라우드 기반 양자컴퓨팅 서비스를 지원하는 등 연구와 경험의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종진 기자 trut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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