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삼성물산이 오는 14일 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을 추가할 예정이다. 이번에 추가되는 사업목적은 의약품, 통신, 수소 등과 관련된 것이다. 삼성물산은 최근 몇 년간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동생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이 있다. 이서현 사장은 삼성물산의 전략기획을 담당하고 있다. 삼성물산의 사업 성과가 이서현 사장에 대한 평가로 이어질 수 있는 셈이다.

이서현 사장은 2018년 12월 삼성물산 사장에서 물러난 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삼성미술관 리움 운영위원장 등을 맡았다. 이후 2024년 4월 삼성물산 전략기획 담당 사장으로 경영에 복귀했다. 삼성물산은 이 사장 복귀 당시 “삼성물산 패션 부문 사장, 제일기획 경영전략담당 사장을 맡았던 업무 경험과 삼성의 문화 사업 및 사회공헌 분야를 성공시킨 노하우를 바탕으로 삼성물산 브랜드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서현 사장 복귀 후 삼성물산 실적은 개선됐다. 매출은 2023년 41조 8957억 원에서 2024년 42조 1032억 원으로 0.50% 늘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조 8702억 원에서 2조 9834억 원으로 3.94% 증가했다. 폭발적인 성장은 아니지만 지난해 경기 불황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에 대해 “2020년 이후 영업 실적의 지속적인 우상향 배경은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비롯되고 있다”며 “삼성물산은 신성장 동력 확보를 통한 성장가치주로의 변신이 투자 포인트”라고 평가했다.
실제 삼성물산 건설 부문의 매출은 2023년 19조 3101억 원에서 2024년 18조 6547억 원으로 하락했고, 같은 기간 상사 부문 매출은 13조 2660억 원에서 12조 9967억 원으로 줄었다. 그럼에도 전체 매출이 상승할 수 있었던 것은 식음과 바이오 부문 매출이 증가한 덕이다.

올해도 건설 경기는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으로서는 실적을 위해서라도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에 힘써야 한다. 자연스럽게 재계 시선은 삼성물산 전략을 담당하는 이서현 사장에게 집중된다.
삼성물산은 올해 초부터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1월 특허청에 재생에너지 관련 상표 ‘유니젠’을 출원했다. 또 3월 14일 주주총회에서 ‘의약품 등의 연구개발 지원, 수탁사업 및 관련 서비스업’ ‘통신판매중개업’ ‘수소 발전 및 관련 부대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할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의약품 관련 사업의 경우 라이프사이언스펀드를 발전시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라이프사이언스펀드는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이 출자해 조성한 벤처 투자 펀드다. 주로 바이오 벤처 기업에 투자한다.
통신판매중개업은 삼성물산 건설 부문의 홈플랫폼 ‘홈닉’의 확장을 위한 것이다. 홈닉은 디지털 스마트홈 서비스와 더불어 문화 생활, 건강 관리 등 주거 생활 서비스를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가장 핵심은 수소 관련 사업이라는 평가다. 삼성물산은 2023년 11월 경상북도 김천시에 그린수소 생산 시설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린수소는 신재생 에너지만을 활용해 생산되는 수소다. 그린수소 생산시설 건설은 삼성물산이 국내 최초다. 삼성물산은 김천 태양광발전소와 연계해 100%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하며 하루 0.6톤의 그린수소를 생산하겠다고 설명했다. 당초 올 1월부터 실제 생산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아직 생산시설이 완공되지 않았다.
그린수소 생산 시설에서 생산된 수소는 수소차 충전소를 비롯해 인근 지역 연료전지 발전에 친환경 연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문제는 사업성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 누적대수는 2023년 54만 3900대에서 2024년 68만 4244대로 20.51% 증가했다. 그러나 수소차는 3만 4258대에서 3만 7930대로 10.7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기차에 비하면 수소차 성장 속도가 느린 셈이다.
이처럼 삼성물산은 다양한 사업으로 확장하고 있지만 문제는 성과가 좋지 않을 경우다. 실적 상승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신사업마저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이서현 사장에 대한 평가도 하락할 수밖에 없다.
다만 삼성물산은 올해 실적이 크게 하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2024년 4분기 실적 발표 자료에서 올해 실적 전망과 관련해 “경영 환경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각 사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 기반으로 전년 수준의 매출 규모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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