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1일부터 3월 2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닐 암스트롱이 탔던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한 건 1969년이었다. 보편적극단의 연극 '닐 암스트롱이 달에 갔을 때'는 인류 역사의 크나큰 사건이었던 달 착륙을 차용한 제목이다. 그렇다고 달 착륙 이야기는 아니다. 1960~80년대에 대한민국에서 자행된 조작 간첩 사건을 바탕으로 인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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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인가 했는데 진짜래요. 나중에 알았는데 그날이 닐 암스트롱이라는 사람이 달에 착륙하는 날이었더라고요… 닐 암스트롱 발자국하고 내 발자국하고 비슷하더라고요."
작가 이보람은 조작 간첩 사건의 실제 피해자 인터뷰 중 '간첩으로 몰려 고문당했던 당시의 날짜가 닐 암스트롱이 달에 간 날과 같았다'는 내용을 보고 제목을 빌려왔다. 작가는 "누군가의 한 걸음이 인류의 도약으로 기록되던 날, 또 다른 누군가는 인간에서 짐승으로 추락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간 사람들이 역사의 진보 같은 앞으로 가는 이야기에 주목했다면 진보 뒷면에 역사가 거꾸로 갔던 시간들도 주목하고 싶었다"며 작의를 전했다.
작가의 말처럼 한 인간이 어느 날 간첩이라는 누명을 쓴 뒤 순식간에 사회로부터 고립되는 과정과, 어떤 연고나 인과 관계도 없이 갑자기 나타나 기꺼이 조력자가 되는 사람들의 삶을 비춘다. 총 3막으로 구성되어 2002년부터 2025년까지 약 20년의 시간을 관통한다. 다큐멘터리 감독이 조작 간첩 사건의 피해자들과 조력자, 그 주변부의 사람들을 인터뷰한다는 설정이다.
이번 공연은 배우이자 연출가로 활동하는 마두영이 연출을 맡았으며, 출연진으로는 강정윤, 김정아, 김진복, 문현정, 송철호, 신강수, 이세영, 이윤재가 함께한다. 보편적극단은 2018년 창단되어, 극작가 이보람을 필두로 꾸준히 창작극을 공연해 온 예술 단체이다. 2월 21일부터 3월 2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oks3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