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먹고 자랐길래_PART2] 역동적인 퍼포먼스와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해외 활동. 누군가는 이걸 4세대 아이돌의 특징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식단과 건강관리는 어떨까? 한때 아이돌의 식단은 고통의 상징이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관리가 필요할 땐 체계적으로 먹고, 힐링이 필요할 땐 맛있게 먹는다. 지쳤다면 쉬고, 달릴 땐 거침없다. 건강한 습관을 꾸준히 쌓아 올려야 ‘롱런’할 수 있다는 걸 누구보다 아티스트 본인이 알기 때문이다. ‘뭘 먹고 자랐길래’ 파트 2의 주인공은 강렬한 퍼포먼스와 가창력으로 글로벌 무대를 휩쓸고 있는 그룹 ‘에이티즈’의 8인이다. 올해는 에이티즈 데뷔 7년이 되는 해다. 일부가 탈퇴하거나 팀이 해체되기도 하는 ‘마의 7년’을 이들은 완전체로 넘어섰다. 좋은 일은 또 있다. 지난 6월 발표한 열두 번째 미니앨범의 타이틀곡 ‘레몬 드롭’이 미국 ‘빌보드 핫100’에 진입했다. 아직 하고 싶은 일이 많아서, 항해는 계속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8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차례로 소개한다. 세 번째는 어떤 이야기도 죽이 척척 맞는 우영과 여상이다.

나중에 개인 활동을 하더라도 ‘앨범 하나 낼까?’ 하면 자연스럽게 모여서 준비할 수 있는, 그런 팀이 되고 싶어요. 지금 멤버들이라면 저는 오래도록 함께할 자신이 있어요.(우영)
아직 이루고 싶은 게 많아요. 보여줄 것도 더 많고요. 빌보드 차트에서도 더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싶어요. 이 멤버들과 함께라면 가능하다고 생각해요.(여상)
에이티즈는 데뷔 초 겪었던 불운을 행운으로 바꿔낸 팀이다. 첫 음악 방송 무대에서는 2절이 통째로 생략되는(1절만 부르고 후렴으로 바로 넘어가는) 아쉬움을 겪었고, “데뷔만 하면 세상을 씹어 먹겠다”고 자신했던 그들에게 코로나는 무대를 송두리째 빼앗았다. 좌절 끝에 찾아낸 돌파구는 ’해외 공연’이었다. 불러만 준다면 어디든 달려가 온 힘을 다해 무대에 올랐다. 그렇게 쌓은 진심은 결국 '글로벌 톱 퍼포머' 이라는 수식어로 돌아왔다. 그리고 함께 있어 든든한 인생의 동료들도 얻었다.
그중에서도 우영과 여상은 정반대 성격의 십년지기 절친이다. 강단 있는 우영은 할 말은 꼭 하는 성격이고, 여상은 “좋은 게 좋은 거지”라며 물 흐르듯 살아간다. 인터뷰 내내 두 사람은 찰떡궁합을 자랑했다. 우영이 “망해도 너랑 같이 망하고, 성공해도 너랑 같이 성공하고 싶어서” 여상을 따라 소속사를 옮겼다는 말은 결코 농담처럼 들리지 않았다. 우영의 직설적이고 담백한 답변은 여상의 부드러운 추임새와 어우러지며 농담이 되었다가도 어느새 진심 어린 고백이 되었다.
두 분, 10년 차 절친이라고 들었어요. 서로의 장단점을 소개해 주세요.
(우영) "여상이는 정말 순수하고 밝은 사람이에요. 여덟 명이 함께 지내다 보면 갈등이 생길 수도 있는데, 여상이는 웬만한 일은 그냥 “좋은 게 좋은 거지” 하고 넘겨줘서 큰 힘이 돼요. 단점이라면 관심 없는 일은 잘 기억을 못 해요. 한번은 팬들을 위한 깜짝 이벤트를 준비했는데, 방송 중간에 발표하기로 했거든요. 그런데 여상이가 방송 시작하자마자 그 얘기를 해버리는 거예요. 멤버 전원이 놀라서 여상을 쳐다봤는데, 너무 해맑은 얼굴로 “응? 왜?” 하는 표정을 짓고 있더라고요(웃음). 지금은 여상의 그런 성격을 모두 잘 알아서 중요한 일은 여러 번 말해줘요."
(여상) "아, 맞아. 그때 그랬지(웃음). 우영이의 장점은 또래지만 정말 야무지다는 거예요. 장난기 많고 천진난만한 모습도 있지만, 문제가 생기면 누구보다 어른스럽게 대처해요. 예전에 제가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은 적이 있었는데, 뭔지도 모르고 설명을 듣고 있었거든요. 그때 우영이가 옆에서 “전화 끊어!” 하더라고요. 험한 세상에 우영이 같은 친구가 있다는 게 얼마나 든든한지 몰라요."
(우영) "아니 그걸 또 친절하게 다 듣고 있더라고요, 참…"
(여상) "우영이의 단점이라면 자기 생각이 확고해서 가끔 너무 단호할 때가 있어요. 처음엔 ‘조금 더 주변 상황을 고려하면 좋을 텐데’ 싶었는데, 요즘은 오히려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물어보게 돼요. 그러면 우영이를 더 잘 이해하게 되고요."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우영) "저는 세심하고 예민한 편인데, 여상이는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성격이라 부럽기도 해요. 저한테 없는 점이 있어서 편하고요. 반대로 여상이에겐 저 같은 확실한 성격이 도움될 때도 있을 것 같아요."
(여상) "저는 흘러가는 강 같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 강을 잘 흐르게 도와주는 사람이 우영이죠."
멤버들이 또래라 묘한 경쟁심이나 갈등도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런데 인터뷰를 하면서 서로를 잘 이해하고 보완하려는 마음이 느껴지네요.
(여상) "함께 가는 동료라는 생각이 더 커요. 서로를 살펴보고 챙겨주는 사이죠. 저희가 오글거리는 말은 잘 못 하는데요, 중학교 때부터 알고 지냈는데 갑자기 어른스럽게 말하는 것도 어색하잖아요. 대신, 누가 얼마나 노력하고 또 얼마나 힘든지 잘 아니까, 툭 던지듯 “잘하네” 한마디 하는데, 그 말이 큰 힘이 돼요."
(우영) "나이 차이는 크지 않지만, 각자의 역할을 잘 알고 있어요. 아까 여상이가 흐르는 물 같다고 했는데, 여상이의 온화한 성격은 개성 강한 멤버들 사이를 잘 중화시켜주는 느낌이에요."
(여상) "그렇죠, 제가 중요하죠? 물이 없으면 물감도 섞이지 않잖아요(웃음)."
(우영) "아 네, 뭐 그런 걸로 하죠(웃음). 멤버들과 가까이 지내면서, 이 멤버들이 제 인생의 최고의 복이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잘 맞는 멤버들을 만나는 게 쉽지 않거든요. 다른 그룹과 비교하려는 건 아니지만, 저희처럼 7년 넘게 친하게 지내는 팀은 드물지 않을까요? 저는 이 멤버들과 오래도록 함께하고 싶어요."
운동과 식단 관리는 어떻게 하세요?
(우영) "보통 1~2개월 정도 기간을 정해두고, 13일은 철저하게 관리하고, 14일째 하루 정도는 먹고 싶은 걸 먹어요. 운동은 빠뜨리지 않고 계속하고요."
(여상) "아무리 힘들어도 운동은 꼭 해요. 해외 투어 중에는 먹어보고 싶은 음식이 많아서 유혹에 흔들리기도 하고요. 또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시기라, 일단 잘 먹고, 호텔에 와서 강도 높은 운동을 하죠."
운동이 거의 일상화된 느낌이네요.
(여상) "맞아요. 저희 회사에는 아티스트 전담 관리팀이 있어요. 운동선수처럼 멤버별로 운동을 트레이닝해줘요. 퍼포먼스가 격하다 보니 몸에 무리가 가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이런 관리를 받으며 운동을 꾸준히 하다 보니 건강을 잘 유지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우영 씨는 날렵한 춤선을 위해 체중 감량을 했다고 들었어요.
(우영) "약 14kg 정도 감량했어요. 아이돌은 무조건 날씬해야 한다는 편견이 있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스트레스를 먹는 거로 푸는 사람도 있는데, 그런 방식도 존중받아야 한다고 봐요. 무조건 관리만 하다 보면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어요. 결국 중요한 건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몸인지예요. 제 감량도 그런 욕심에서 시작됐어요. 춤선을 더 세련되게 만들고 싶어서요."
감량의 비결이 있다면요?
(우영) "하루 한 끼만 먹었던 적이 있었는데, 참치캔 기름을 빼고 현미밥에 비벼 먹는 식이었죠. 지금도 몸이 무겁다고 느껴질 때 이 방법을 써요."
공연 전 식사는 어떻게 하나요?
(여상) "멤버마다 달라요. 컨디션에 따라 2시간 전쯤 음식을 먹는 멤버도 있고, 반대로 공연 당일엔 바나나만 먹고 무대에 오르는 멤버도 있어요."
(우영) "예전에 식사하고 올라갔는데, 무대에서 너무 무거운 느낌이 들어서 안 먹는 쪽으로 바뀌었어요. 제 기준에선 안 먹고 무대에 서는 게 더 나은 것 같더라고요. 무대는 아티스트가 각자의 최선을 보여주는 것이 팬들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해요."

최근 앨범도 나왔고 해외투어 시작했어요.
(여상) "최근 발표한 미니 12집 『골든 아워: 파트 3 인유어 판타지 에디션』의 타이틀곡 ’인 유어 판타지 (IN YOUR FANTASY)’가 빌보드 핫100 차트에 68위로 진입했어요. 절박한 마음으로 시작했던 해외 투어가 결국 저희를 알리는 최고의 방법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매년 더 멋진 무대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우영) "2025년 투어는 미국 12개 도시를 돌고, 일본으로 이어지는 일정이에요. 이번 투어에는 스타디움 무대가 많아서 제대로 보여드리고 싶어요. 사실 아직 서울 월드컵경기장이나 잠실 주경기장에서 공연을 해보지 못했거든요. 언젠가 꼭 그런 큰 무대에 서보고 싶어요. '오늘이 마지막 무대'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공연마다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이렇게 멤버들과 영원히 팬분들 앞에 서고 싶어요."
투어가 끝나고 멤버들과 함께 먹고 싶은 음식이 있다면요?
(우영·여상) "다들 고기를 제일 먼저 말할 거예요. 삼겹살이나 한우? 멤버들이 한식을 정말 좋아해서 해외에 있을 때도 한식당을 자주 찾아다녀요".
두 분 중 요리를 더 잘하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우영) "숙소에서 함께 살 때는 가끔 요리했는데, 지금은 각자 살다 보니 자주는 못 해요. 그래도 멤버 중에서는 제가 그나마 요리를 잘하는 편인 것 같아요."
(여상) "미역국! 우영이가 끓여줬는데, 의외로 진짜 맛있었어요. 평소에 장난만 치는 스타일이라 기대 안 했는데, 먹어보니까 괜찮더라고요."

팬들에게 요리해준다면 어떤 음식을 만들고 싶으세요?
(우영) "고추장찌개요. 한 프로그램에서 고추장찌개를 선보였는데, 그때 신동엽 선배님도 맛있다고 하셨거든요. 그 방송을 보고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서요. 또 생일 맞은 팬들에게는 미역국도 끓여드리고 싶고요."
(여상) "저는 계란 프라이요. 예전에 천 번 저어서 만든 계란 프라이가 있는데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걸 생각하며 젓가락으로 열심히 저었는데, 팬들이 ’지옥에서 온 계란 프라이’라고 부르더라고요. 이번엔 ’천국에서 온 계란 프라이’로 만들어서 팬들에게 주고 싶어요."
신동엽씨가 맛있다고 한 고추장찌개 레시피도 공유해 주세요.
(우영) "특별한 건 없고, 어릴 적 엄마가 자주 해준 고추장찌개예요. 당시에는 형편이 어려워서 고기 대신 스팸을 넣고 끓였는데 정말 맛있었어요. 지금도 자주 생각나요. 포인트는 물을 적게 넣고 자작하게 끓이는 거예요. 약간 짜글이 느낌으로요."

리더 홍중에게 요리를 준비했다고요.
(여상) "두부가 들어간 스테이크를 준비했어요. 요리는 기세와 자신감이거든요. 지금 제 요리 자신감이 많이 올라와 있어서 최고의 두부 스테이크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우영) "음… 여상님 자세는 좋네요(웃음). 근데 난이도 있는 요리라서 결국엔 제가 다 하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여상이는 그 사이 왔다 갔다만 하지 않을까요."
▶ 입 짧은 캡틴 홍중을 위한 건강 밥상
에이티즈 멤버들이 요리에 나섰다. 입 짧기로 유명한 리더 홍중에게 건강식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다. 주재료는 ‘콩’. 두부, 두유, 된장, 간장 등 콩으로 만든 식재료를 활용해 맛있고 건강한 한 끼를 만드는 것이 미션이다. 콩은 단백질 함량이 36~40%에 달하며, 8가지 필수 아미노산을 고루 갖춘 식재료다. 근육 형성과 유지에 도움을 주고, 항산화 효과를 지닌 이소플라본 덕분에 피부 개선에도 좋다. 이번 주자 우영과 여상은 두부 스테이크를 만들었다. 요리 초보 여상과 요리 자신감 넘치는 우영이 만든 건강식을 본 홍중이 “이런 고급 요리를 우리 멤버가 만들었나요?”라고 되물었을 정도.
두부 스테이크 레시피
1. 두부는 면포로 물기를 짜서 으깨고, 고구마는 무르게 삶아 껍질을 벗긴다.
2. ①에 다진 양파, 다진 호두, 다진 마늘, 다진 파, 참기름, 소금을 넣고 치대 반죽한 뒤 둥글넓적하게 빚는다.
3. 팬에 마늘 기름을 두르고 반죽을 노릇하게 굽는다.
4. 별도의 팬에 참기름을 두르고 채 썬 양파와 버섯을 볶아 가니시용 버섯 볶음을 만든다.
5. 팬에 마늘 기름을 두르고 다진 파를 볶다가 두유를 넣고 끓인다. 어느 정도 졸아들면 소금, 후춧가루, 물녹말을 넣어 소스를 만든다.
6. 접시에 두부 스테이크를 담고 버섯 볶음을 올린 뒤 두유 소스를 끼얹고 다진 쪽파를 뿌려 마무리한다.
쿠킹팀 황정옥·이세라·송정 기자 ok76@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