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30일 선거대책위원회 출범 직후 첫 일정으로 서울에서 젊은 직장인들과 간담회를 했다. 첫 표심 공략 대상으로 수도권의 20~40대 직장인을 삼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기술 첨단 시대에 적응하려면 우리도 창의성을 높이고 노동 시간을 줄여야 한다”고 노동시간 단축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7시 서울 구로구 한 스튜디오에서 20~40대 직장인 5명과 만나 1시간 동안 ‘슬기로운 퇴근 생활’이라는 이름의 간담회를 했다. 간담회에는 금융사무직과 정보기술(IT)·출판업계 등에 종사하는 20·30·40대 직장인들이 참여했다. 간담회는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인 델리민주에서 생중계됐다.
이 후보는 간담회에서 “선거 때만 되면 다 일방적으로 ‘이거 하겠다, 저거 하겠다’ 말하지 않느냐”며 “방향을 바꾸고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한번 들어보자는 취지에서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지금도 정치 자영업을 하고 있는데, 우리 직장인들의 삶과 좀 멀리 떨어져 있던 것 같다”며 “직장생활의 애환을 들어보고 싶다”고 했다.
이 후보와 직장인들은 ‘잘 사는 삶’이란 주제로 허심탄회한 대화를 했다. 직장인들은 맞벌이 부부 돌봄 문제와 청년층의 자산형성·내집마련에 대한 고충 등을 언급했다. 이 후보는 직장인들의 고충을 들은 뒤 “직장 끝나고 집 오면 가사 노동을 한다. (일을) 분담하면 좋은데 잘 안 된다”라며 “대한민국의 절대 노동 시간이 너무 길다. 절대 노동 시간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가 노동 시간이 길다고 생산성이 높아지는 시대는 지난 것 같다. (업무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며 “기술 첨단 시대에 적응하려면 우리도 창의성을 높이고 노동 시간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요즘 세상 살기가 너무 팍팍해진 것 같다. 모든 면에서”라며 “금융 직종도 조기 퇴직이 많다. 요즘 세대한테 우리(세대)가 너무 좋은 세상을 살았어서 미안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간담회를 시작으로 ‘경청 캠페인’이란 이름의 선거 운동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김민석 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선대위 출범식에서 “선거 슬로건이 ‘진짜 대한민국’이라면, 선거 방법은 ‘위대한 국민에게 듣는다’를 모토로 한 경청 캠페인이 될 것”이라며 “경청하며 현장에 올인하자, 이것이 후보의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의 경청 캠페인은 특정 직군과의 간담회, 전국 각지를 찾는 버스 투어, 현장 국민과의 대화, 현장 유세 등으로 구성된다.
이 후보는 내달 1일 서울 종로구 한 포장마차에서 택배기사를 비롯한 비전형 노동자들과의 간담회를 한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모두가 잠들고 쉬는 시간에도 일선에서 국민의 하루를 만드는 비전형 노동자들과, 어린 시절 열악한 환경을 경험했던 이 후보가 만나 서로의 애환과 아픔을 공감하는 자리를 만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노동자들과의 간담회 직후 경기도 북부 지역을 찾아가는 1차 버스 투어를 시작한다. 다음 달 2~3일에는 강원도 일대를, 4일에는 경상북도 일대를 방문한다. 버스 투어는 대선 기간 총 4회에 걸쳐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