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올바이오파마 '바토클리맙' 권리 반환 위기…상업화 지연 심화되나

2025-12-12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미국 바이오텍 이뮤노반트가 한올바이오파마로부터 도입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바토클리맙의 권리를 반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연구개발(R&D) 전략이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올은 바토클리맙의 신속한 상업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이뮤노반트는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한올바이오파마로 부터 도입한 '바토클리맙(IMVT-1401)'에 대한 일부 권리 반환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올은 지난 2017년 바토클리맙을 스위스 바이오 기업 로이반트 사이언스에 기술이전했으며, 로이반트 자회사인 이뮤노반트가 연구개발을 이어왔다. 이뮤노반트는 미국에서 갑상선 안병증(TED)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했으며 연내 3상 결과 발표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며 상업화 기대감도 커졌다.

바토클리맙이 기술이전 된 이후 이뮤노반트가 글로벌 임상을 주도해 온 가운데 권리 반환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파이프라인 우선 순위를 재정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뮤노반트는 바토클리맙의 권리 반환을 검토하되 한올로부터 도입한 또 다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아이메로푸르바트(IMVT-1402)'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바토클리맙과 아이메로푸르바트 모두 FcRn(신생아 Fc 수용체)에 결합해 이를 차단하는 단일클론항체 기반 FcRn 억제제다.

이에 한올바이오파마는 공식 입장을 내고 "이뮤노반트는 당사가 선의로 개발해 추가로 권리를 부여한 아이메로프루바트의 개발에 더 집중하겠다는 이유로 바토클리맙의 상업화 우선순위 재조정을 고려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이미 모든 임상이 성공적으로 완료된 바토클리맙의 중증근무력증 BLA 신청 및 상업화 진행이 지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한올은 이뮤노반트에게 가장 신속하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바토클리맙을 개발·사업화해야 하며, 이에 따른 마일스톤을 지급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이메로푸르바트는 류마티스관절염(RA), 그레이브스병(GD), 쇼그렌증후군(SjD), 피부 홍반 루푸스(CLE) 등 다수의 자가면역질환을 적응증으로 임상을 진행 중이다. 내년 중간 결과가 공개될 전망이다. 이뮤노반트는 아이메로푸르바트가 계열 내 최고(Best-in-class) 약물이 될 가능성을 가진다고 평가해, 이에 우선순위를 두고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바토클리맙이 먼저 임상에 진입해 안전성과 효능 데이터를 축적해온 1세대 후보라면, 아이메로푸르바트는는 같은 FcRn을 표적하면서도 알부민 감소나 LDL 콜레스테롤 상승 등 부작용 가능성을 줄이는 방향으로 설계된 차세대 FcRn 억제제 후보물질로 꼽혀왔다.

이뮤노반트는 이미 경쟁 약물이 상업화된 FcRn 억제제 계열 치료제 시장에서 1세대 후보를 끝까지 가져가기보다는 부작용 가능성을 줄인 후속 약물의 경쟁력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올은 바토클리맙이 중증근무력증 (MG) 임상에서 임상적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보한 데 이어 갑상선안병증을 포함해 여러 적응증에서 글로벌 임상이 막바지에 접어든 만큼 충분한 사업성과 경쟁력을 보유했다고 보고 있다.

이뮤노반트는 앞서 바토클리맙의 갑상선 안병증 임상 3상 결과 발표를 내년 상반기로 미루며 R&D 전략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두 건의 임상 결과를 통합해 발표하겠다는 취지다. 한올바이오파마는 공시 가이드라인에 따라 기존 계획대로 3상 결과가 나오는대로 연내 혹은 내년 1월 중 발표할 예정이다.

한올바이오파마 관계자는 "이뮤노반트에서 임상 최종결과보고서(CSR)를 받으면 공시 의무에 따라 공개하게 돼 있다"며 "갑상선 안병증 임상 3상이 두 건 진행 중인 상황으로 각각의 데이터를 전달받는대로 공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인 바토클리맙 권리 관련 논의는 양사의 협력을 기반으로 상호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sy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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