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관세·강경이민책 악재 속
미국 주택건설업종 하락 부각
배당투자 서학개미 선호 리츠
리얼티인컴, 고점 대비 -20%
연간 배당수익률 6% 높지만
최근 1년 간 주가 13% 떨어져
연준, 금리 추가인하 주저하고
美 10년 만기 국채 금리 뛴 탓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이 올해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가능성을 시사하자, 뉴욕증시에서 건설·부동산 관련주 투자 심리가 흔들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시 강경 이민정책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 가능성을 비롯해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 급등에 따른 시중 금리 우려가 투자 심리를 누르는 변수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미국 간판 주택건설기업인 닥터호튼 주가가 올해 들어 3.50% 하락했고, 최근 한 달 간은 11.17% 떨어졌다.
또 다른 간판 기업인 레나와 퓰트 주가도 올해 들어 각각 6.10%, 2.22% 하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내 주택건설업종지수는 올해 들어 3.91%, 최근 한 달 새 13.25% 급락했다.
건설 부문의 경우 금리 리스크 뿐 아니라 새 정부 이민 정책이 주가 발목을 잡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클레이즈 투자은행의 매튜 블리 연구원은 닥터호튼과 퓰트 등 매수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난 달 말 고객 메모를 내면서 “철강 등 필수 건설 자재에 대한 관세 부과와 강경 이민 정책이 장애물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동산투자신탁(REITs·리츠)를 보면, 미국 상업용 리츠 리얼티인컴 주가가 올해 들어 2.67% 떨어졌다. 해당 종목은 연간 배당 수익률이 약 6.00% 다.
통상 배당주로 불리는 종목들의 배당 수익률이 2~3%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준이다.
리얼티인컴을 비롯한 미국 리츠 종목은 법인세를 감면받는 조건으로 과세 소득의 일정 비율 이상을 주주들에게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배당 성향이 높은 편이다.
리얼티인컴은 국내 배당주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어왔다.
1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9일까지를 기준으로 국내 투자자들은 리얼티인컴을 해외 주식 중 21번째로 많이 보관 중이며, 보관금액은 7억200만 달러(약 1조354억원) 규모다.
회사 주가는 작년 후반부터 시장 금리 예상을 따라 빠르게 하락했다.
리얼티인컴은 작년 10월 18일 64.91달러에 거래돼 종가 기준 연고점을 찍었다. 다만 10일(51.67달러) 시세는 전고점 대비 20% 하락한 수준이라는 점에서 기술적 약세 국면에 진입한 상태다.
해당 종목은 작년 9월 연준이 한 번에 기준금리를 50bp(=0.50%포인트) 낮추는 빅컷을 단행한 후 금리 인하 속도를 서서히 늦출 것이라는 예상이 서서히 고개 들기 시작하면서 주가가 떨어졌다.
최근 1년을 통틀어 보면 주가는 약 13% 하락했다.
새해 들어서도 당장은 반등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연준이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에 따른 관세 인상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것이라는 점을 우려하며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인 탓이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올라 시중에서 장기 이자율이 덩달아 오르면 리츠들의 대출 이자 부담 압박감이 그만큼 커진다. 이는 리츠주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 10일 채권시장에서 해당 국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9bp 오른 연 4.77%에 거래를 마쳤다.
월가에서도 목표가를 낮추는 분위기다.
이달 8일 현지 투자사 스티펠 니콜라우스는 리얼티인컴 목표가를 기존 70달러에서 66.50달러로, 일본계 미즈호 증권은 기존 60달러에서 54달러로 내려잡았다.
다만 일각에서는 오는 20일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을 계기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는 경우 배당주 매력이 커질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