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장사' 비판에…드디어 내리는 銀 가산금리

2025-01-12

은행들이 약 6개월 만에 가계대출 가산금리를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대출 억제를 위해 가산금리를 인상하면서 예대금리차가 확대돼 이자장사 논란이 어느때보다 커졌고, 가계대출 규모 역시 새해 들어 감소하고 있어 높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번주 중으로 가계대출 상품의 가산금리를 최대 0.3%포인트(p) 인하할 예정이다. 상품별 인하 폭 등 구체적인 내용은 주초에 확정될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은행도 내부적으로 가산금리 인하를 검토하면서 시기를 조율 중이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 등이 가산금리 인하를 결정하면, 다른 주요 시중은행들도 이를 따라갈 전망이다. 금리를 낮춘 은행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몰리면, 연초부터 실적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어서다. 게다가 현재의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경우, 금리 부담으로 소비자들의 어려움이 커진 상황에서 '이자장사'에 몰두한다는 비난까지 떠안아야 한다.

은행들은 지난해 하반기 가계대출 수요 억제를 명분으로 경쟁적으로 가산금리를 높여 왔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0월과 11월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시장금리도 떨어졌지만, 예금금리만 낮추고 대출금리에는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

그 결과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예대금리차는 대폭 확대됐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5대 은행별로 신규 취급된 가계대출의 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는 1∼1.27%p로, 5대 은행 모두 가계대출 예대금리차가 1%p를 넘어선 것은 2023년 3월 이후 처음이다.

특히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도 줄어드는 기미를 보이고 있어 '대출 관리' 명분도 사라졌다. 5대 은행의 지난 9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33조7690억 원으로, 지난해 말(734조 1350억 원)보다 3660억 원 줄었다. 이러한 추세가 월말까지 이어질 경우, 2023년 3월(-2조 2238억 원) 이후 처음으로 가계대출이 역성장하게 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해 말 이후 정치 혼란 등으로 경기 하강 우려가 커지면서, 수도권에서조차 주택 거래가 눈에 띄게 줄고 가계대출 증가세도 크게 꺾이고 있다”며 “가계대출 수요 확보를 위한 가산금리 인하 경쟁이 촉발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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