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수사하겠다” 나흘 뒤…후원금 받고 말 바꾼 법무장관

2025-11-18

트럼프 2.0, 파워맨 47인

20년 전 미국 뉴욕에는 '트럼프대학교(Trump University)'가 있었다. 2004년 설립된 이곳은 부동산, 자산관리, 기업가정신 같은 과정을 개설하고 학생을 모집했다.

소개 책자에는 도널드 트럼프가 직접 설계하고 가르치는 부동산 교육 프로그램이라고 홍보했다. 트럼프의 성공 비결을 가르치고 개인 지도를 받을 수 있으며, 트럼프가 직접 선정한 강사진으로 운영한다고 광고했다. 한마디로, 트럼프처럼 부동산으로 부자 되게 만들어주겠다는 제안이었다.

수업료는 고액이었다. 학생들은 세미나 참가 비용으로 1500달러, 멘토십 패키지로 3만5000달러를 지불했다. 하지만, 약속한 서비스는 제공되지 않았다. 이름은 대학교였지만, 당국으로부터 대학으로 인가받지도 않았다. 부동산그룹 트럼프기업이 운영하는 사업체일 뿐이었다.

사기 혐의로 조사에 들어간 뉴욕 검찰은 2013년 8월 트럼프대학교를 상대로 4000만 달러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한 달 뒤 9월, 팸 본디 플로리다주 법무장관은 트럼프대학교를 상대로 한 뉴욕주 소송에 참여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다.

본디의 발표 나흘 뒤 도널드 트럼프 재단은 본디의 재선을 지지하는 수퍼팩(정치자금 모금위원회)에 2만5000달러를 기부했다. 당시 본디는 법무장관 대선을 준비 중이었다. 트럼프의 기부금이 입금된 뒤 본디는 트럼프의 사기 혐의 소송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두 사람간 거래가 의심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처럼 두 사람의 초기 인연은 조사받는 기업인과 조사 결정 권한을 가진 검찰 최고책임자로 시작됐다. (미국 법무장관은 검찰총장을 겸한다.)

그로부터 10여년 뒤, 트럼프는 2기 행정부에서 본디를 연방 법무장관에 지명했다. 보수주의자에다 트럼프에 대한 충성심이 가득한 본디는 '적폐 청산'의 수장을 맡아 트럼프식 검찰 개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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