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세계 예술품 경매 시장이 럭셔리 전략으로 새로운 활로 찾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0일(한국시간) 최근 소더비와 크리스티가 경기 침체에 따라 전략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예술 경매 시장은 수천억대에 팔리던 시절을 뒤로하고,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살바토르 문디'가 4억 5030만 달러(약 6606억원)로 역대 미술 최고가를 세웠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예술품 시장은 이전과 달리 침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더비와 크리스티 같은 대형 경매 회사들이 선택한 방향은 바로 '럭셔리'로의 전환이다.
2024년 두 경매 회사는 매출 감소를 실감하면서, 핸드백, 클래식 자동차, 심지어는 니치(niche) 경험을 포함한 럭셔리 상품들의 판매를 확대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뉴욕타임스는 "고가의 예술품 공급과 수요가 모두 감소하는 상황에서, 손실을 메우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라고 설명했다. 소더비는 2024년 말까지 약 60억 달러의 매출을 예상하며 2023년 대비 24%의 감소를 했고, 크리스티는 57억 달러로 6% 감소를 점치고 있다.
이는 경매 회사들의 장소 선정과 경영 방침에도 영향을 미쳤다. 소더비는 파리의 매티뇽가에 새로운 본사를 두어 럭셔리 환경을 강화했고, 크리스티는 캘리포니아 기반의 클래식 자동차 경매 업체 굿딩 & 코를 인수했다.
소더비의 글로벌 럭셔리 책임자인 조쉬 풀란은 "럭셔리 카테고리는 새로운 젊은 수집가에게는 매우 중요한 관문"이라며, 부유한 고객 유치를 통해 시간이 지나면 고급 예술품도 구입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러한 럭셔리 상품은 소더비의 전체 매출에서 약 33%, 크리스티에선 약 16%를 차지하고 있으며, 추후 더 확대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프랑수아 앙리 피노가 소유하고 있는 크리스티 또한 럭셔리와 예술이 융합될 것이라며 장기적인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경매 회사가 직면할 도전 과제도 적지 않다. 럭셔리 브랜드와는 달리 경매 회사는 모든 재고를 직접 생산하거나 가격을 책정할 수 없다는 점에서 경계해야 한다는 미술 전문가 다니엘 랑거의 지적처럼, 새로운 럭셔리 아이템의 이윤율은 대체로 낮고, 그로 인한 수익 구조의 변화도 예상돼야 한다.
한국 미술 시장도 이러한 글로벌 경향에서 멀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 기업부설연구소 카이의 분석에 따르면, 2024년 3분기 국내 미술 경매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26.19% 감소한 237억5025만원의 낙찰총액을 보였다. 이는 지난 5년 이래 최저치다.
소더비와 크리스티가 새로운 수익 모델을 구축할 지, 글로벌과 국내 시장 모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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