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 인공지능(AI)을 보험 전 영역에 걸쳐 적극 도입하며 '기술 중심 손해보험사'로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다. AI 기술을 단순한 자동화 도구를 넘어, 사용자 경험 혁신을 위한 핵심 수단으로 삼고 보험 산업의 전통적 이미지를 변화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는 보험 라이프사이클 전 단계에 걸쳐 다양한 AI 기반 활용 사례를 발굴하고 실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AI를 통해 보험 진입 장벽을 낮추고, 고객이 복잡하고 까다롭게 느끼던 보험 절차를 간소화하며,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친근한 보험'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최근에는 금융위원회로부터 생성형 AI 기반 혁신금융서비스로 공식 지정 받으며, 제도권 내에서도 기술력과 사업모델을 인정받았다.
가장 대표적인 AI 활용 사례는 보상 영역이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2023년 9월, 국내 최초로 해외여행보험 상품에 도큐먼트(Document) AI 기반 '즉시 지급' 시스템을 적용했다. 이 서비스는 인공지능 기반 광학문자인식(OCR) 기술을 활용해 고객이 제출한 영수증 이미지 문자 데이터를 자동으로 추출하고, 해당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보험금 지급 여부를 판단한다. 고객은 보험금 청구 후 1분 이내에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이전까지 보상금 수령까지 평균 수일이 소요됐고, 수작업 심사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하거나 서류 누락으로 인해 고객 불편이 발생하는 일이 잦았다. 하지만 AI가 실시간으로 영수증 내용을 인식·분석하고, 이를 보험사 기준에 맞춰 자동 처리하면서 이러한 비효율을 해소했다. 서비스 도입 이후 고객 만족도가 크게 향상됐고, 사용자의 재청구율과 민원 발생 빈도도 크게 줄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이 시스템은 단지 속도를 높인 것에 그치지 않는다. 사용자가 보험금을 쉽게 청구하고, 그 결과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해, 보험에 대한 신뢰도와 접근성을 향상했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AI 기술을 보험 서비스 전반으로 확장하고 있다. 특히 상담과 고객 응대 부문에서도 생성형 AI(GAI, Generative AI)를 활용한 서비스 개발에 속도를 낸다. 사용자 문의에 대해 실시간으로 응답할 수 있는 'AI 상담 도우미'를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 중이며, 이를 통해 고객 응대 업무 자동화를 추진하고 있다.
예를 들어, 보험 상품 보장 내역을 묻거나 보험금 청구 절차를 안내받고자 하는 고객이 앱을 통해 질문을 입력하면, 생성형 AI가 자연어로 답변을 제공한다. 복잡한 약관 문구나 청구 조건 등을 사람이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AI가 이해하기 쉬운 표현으로 즉시 응답한다. 이는 보험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에게 특히 유용하며, 단순 상담에 소요되는 리소스를 크게 줄여준다.
또, 사내에서는 AI 비서 역할을 수행하는 자동화 도구도 도입 중이다. 예컨대 고객이 제출한 청구 서류를 검토하거나, 보험 심사 기준에 맞는 항목을 선별하는 데 있어 AI가 1차 분석을 담당한다. 이를 통해 업무 효율을 높이고, 직원들은 보다 정밀한 검토와 예외 사례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 AI 기술 도입에서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외부 솔루션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개발 중심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회사는 카카오페이와 기술적 연계성을 기반으로, 내부 인력을 통해 AI 알고리즘과 활용 시스템을 직접 설계·운영하고 있다.
이는 향후 사용자 반응에 따라 빠르게 개선하거나, 다양한 보험 상품에 맞춤형으로 기능을 조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민감한 고객 정보와 관련된 보안 이슈도 사내 기술 통제로 관리할 수 있어 안정성이 높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카카오페이 사용자층과 시너지도 고려한 전략적 접근이다.
카카오페이 손해보험음 앞으로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보험 사기 탐지(Fraud Detection), 위험 예측 모델링, 개인 맞춤형 상품 추천 서비스 등에도 기술을 접목할 예정이다. AI 활용 범위를 단순 자동화에서 벗어나 고도화된 보험 리스크 관리 영역까지 확장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