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간사이 지방 대표 구단 한신 타이거스가 일본프로야구(NPB) 센트럴리그 우승을 사실상 확정한 가운데 경찰이 비상경계태세에 돌입했다. 오사카 번화가인 도톤보리강 주변이나 한신 홈인 효고현 고시엔구장 등에 우승 축하 인파가 대거 몰릴 것을 대비해서다.
한신은 6일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히로시마 도요카프와의 경기에서 4-1로 승리해 리그 우승 매직넘버를 ‘1’로 줄였다. 77승3무45패로 리그 2위 요미우리(60승3무62패)와는 무려 17경기차. 이르면 7일 2년 만의 리그 우승을 확정하게 된다.

7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오사카부경은 한신 우승 확정으로 글리코 네온 간판이 보이는 오사카 도톤보리강 에비스다리나 JR오사카역 등에 많은 팬들이 모일 것에 대비, 이날 한신-히로시마전이 시작하는 오후 6시 무렵부터 경력 1000명을 투입해 안전 관리에 나서기로 했다. 혼잡도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헬리콥터도 띄울 예정이다. 한신 우승에 대비한 경비 작전에 헬기를 동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신이 2023년 9월 리그 우승을 했을 당시 별다른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흥분한 팬들이 강에 뛰어드는 등 한바탕 소란이 일었었다. 당시 한신이 센트럴리그, 클라이맥스 시리즈, 재팬 시리즈를 제패하는 사이 총 65명이 입수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2003년 한신의 리그 우승 당시 5300여명이 도톤보리강에 뛰어들었고, 강에 빠진 1명이 숨졌다.

경찰은 이번에 도톤보리강 입수를 막기 위해 에비스다리 경사면이나 도톤보리 강변 산책로를 통제할 계획이다. 7일 혼잡 상태나 경기 상황에 따라 좌측통행, 일방통행, 통행금지 등 단계별 규제도 준비 중이다.
방일 관광객 안전을 위해 확성기를 이용한 통행 규제 시에는 일본어 외에 영어로도 안내를 하기로 했다. 인근 상가에서는 한국어, 영어, 중국어, 베트남어로 “멈추지 말고 이동하라”고 촉구하는 방송을 내보낸다.
주변 상가에서는 소동이 일어날 가능성을 우려해 이날 일찌감치 점포 문을 닫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003년 우승 당시 가게 명물인 ‘움직이는 게’ 간판의 눈알이 떨어졌던 게 요리집 관계자는 “분위기가 달아오르는 것은 대환영이지만 예상치 못한 사태가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종업원이 안전하게 근무할 수 있도록 (조기 폐점 등)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신 홈구장인 고시엔구장을 관할하는 효고현 경찰도 400명을 투입해 경계 태세를 갖추기로 했다. 경기 관람을 마친 팬 등으로 혼잡이 예상되는 아마가사키역 주변 등에 경력을 집중 배치할 예정으로, 효고현경 관계자는 “우승에 찬물을 끼얹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도쿄=유태영 특파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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