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간사이를 대표하는 프로야구 구단 한신 타이거스가 사상 가장 이른 시기에 센트럴리그 우승을 확정하며 2년 만에 정상에 복귀했다. 우승 순간을 맞은 팬들은 열기를 이기지 못하고 오사카 도톤보리강에 몸을 던지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8일(현지시간)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오사카부 경찰은 이날 오전 0시 30분 기준 최소 29명이 도톤보리강에 뛰어든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행히 큰 부상이나 사고는 보고되지 않았다.
한신은 전날 효고현 고시엔 구장에서 열린 히로시마 도요카프와의 홈경기에서 2대0으로 승리하며 시즌 78승(45패 3무)을 기록했다. 2위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격차를 17경기로 벌리며 남은 경기와 상관없이 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한신 팬들에게는 ‘우승하면 도톤보리강에 뛰어든다’는 독특한 문화가 있다. 실제 2003년 우승 당시에는 무려 5300명이 강에 입수해 사망자까지 발생했다. 이 때문에 경찰은 전날만 1000여명의 인력을 현장에 투입하고, 산책로 일부를 통제하며 사고 예방에 나섰다.
그러나 팬들의 흥분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경찰관들이 호루라기를 불며 “위험하다, 뛰어들지 말라”고 외쳤지만, 사람들은 에비스 다리 대신 인근 산책로에서 줄지어 강으로 뛰어들었다.
현장을 지켜본 한 미국인 관광객은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사람들은 얌전하고 예의를 중시한다고 들었는데, 강에 뛰어드는 모습은 충격이었다”면서도 “즐거워하는 모습에 보고 있는 나도 기분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도톤보리강의 수질 문제를 지적한다. 일본분석화학전문학교 조사에 따르면 지난 8월 강물 100㎖당 200~5000개의 대장균이 검출됐다. 미야미치 다카시 학교 교무부장은 “도톤보리강은 수영에 적합하지 않은 강이며, 설사 등 질환 위험도 있다”며 “비유하자면 화장실 변기 물에 뛰어드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날 우승을 확정한 한신은 일본 프로야구가 센트럴·퍼시픽 양대 리그로 운영된 1950년 이후 ‘조기 우승’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1990년의 요미우리로 9월 8일에 우승을 결정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