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벽했다." CBS스포츠는 미국프로풋볼(NFL) 뉴욕 자이언츠 데뷔전에서 킥 성공률 100%를 기록한 한국계 키커 구영회(31)의 활약상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는 10일(한국시간) 미국 시카고 솔저필드에서 열린 2025시즌 NFL 정규리그 10주 차 경기에서 시카고 베어스를 상대로 네 차례(필드골 2회·엑스트라 포인트 2회) 킥을 시도해 모두 성공하며 혼자 8점을 올렸다. 그는 이로써 방출 뒤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 NFL 무대를 밟는 '인간 승리' 스토리를 썼다.
구영회가 방출 뒤 재기에 성공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데뷔 시즌인 2017년 로스앤젤레스(LA) 차저스에서 입단 한 달 만에 방출됐고, 2년간의 줄기찬 도전 끝에 2019년 애틀랜타 팰컨스에 입단했다. 괴물 같은 체격과 운동 신경의 선수들이 득실대는 NFL에서 재도전 기회를 얻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프로 데뷔 8년 차 구영회는 올 시즌 개막 때까지도 팰컨스의 스타 키커였다. 2021시즌 필드골 94.9%를 기록하며 한국인 최초로 프로볼(올스타전)에 출전하는 영광을 누렸다. 이듬해부터 연봉 60억원의 특급 대우를 받았다. 하지만 NFL의 세계는 냉정했다. 지난 시즌 막판 부진했던 그가 탬파베이 버커니어스와의 새 시즌 개막전에서 필드골을 놓쳐 패배의 빌미를 제공하자 입지가 좁아졌다. 곧바로 2주 차 경기부터 후보로 밀렸고, 대신 출전한 선수가 맹활약하자 팰컨스는 지난 9월 19일 그를 방출했다.
새 시즌이 막 개막 직후라 빈자리가 없었다. 구영회는 프랙티스 스쿼드에서 뛸 키커를 찾던 자이언츠와 9월 23일 계약했다. 프랙티스 스쿼드는 주전 선수 훈련을 돕는 일종의 보조 선수다. 주로 20대 초반 유망주가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 무대다. 30대에 접어든 8년 차 베테랑 구영회는 하루아침에 눈물 젖은 빵을 먹는 신세가 됐다. 그는 포기하지 않고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했다. 특급 유망주 주드매커톰네이(25)와의 경쟁에서 조금씩 두각을 보인 그는 브라이언 데이볼 자이언츠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기회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9주 차 경기 후 주전 키커 그램 가노가 목 부상을 당했고, 데이볼 감독은 그를 주전 키커로 올렸다.
구영회는 자신감 넘치는 킥으로 팀이 필요로 할 때 득점을 올렸다. 6-7로 뒤진 2쿼터 초반 동점 엑스트라 포인트(1점)를 성공한 데 이어, 7-7로 맞선 2쿼터 막판 32야드 거리에서 역전 필드골(3점)을 터뜨렸다. 3쿼터(엑스트라 포인트)와 4쿼터(필드골)에도 득점을 추가하는 만점 활약을 펼쳤다. 다만 그의 활약에도 자이언츠는 4쿼터에만 14점을 내줘 20-24로 역전패했다. 현지 언론은 주전 경쟁에 다시 뛰어든 그의 활약에 박수를 보냈다. CBS스포츠는 "개막전 이후 두 달 만의 첫 실전인데도 네 차례 킥에 모두 성공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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