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 KBO가 자유계약선수(FA)로 공시된 30명 가운데 21명이 FA 신청을 하며 시장의 평가를 기다린다. FA 자격을 얻고도 권리를 행사하지 않은 선수는 9명이다. 여기에는 2025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박병호(삼성), 오재일(KT), 진해수(롯데)가 포함돼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선수는 둘이다. ‘잠실 홈런왕’인 두산 거포 김재환도 FA 권리를 포기했다. 김재환은 김재환은 4년 총액 115억원 짜리 계약이 이번에 끝났다. 지난 시즌 타율 0.241에 13홈런 50타점으로 부진했다. 2016시즌부터 5시즌 동안 네 차례나 30홈런 100타점을 달성하며 리그 MVP(2018년)까지 차지한 베테랑이다. 김재환은 외야 거리가 멀어 타자에게 불리한 것으로 알려진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타자로 통산 276홈런을 날려 이 부문 통산 1위에 올라 있다.
1988년생으로 에이징커브가 우려되는 시점이지만, 바로 앞 시즌에는 타율 0.283에 29홈런 92타점을 기록할 만큼 파워는 살아있다. 김재환에겐 적지 않은 나이, 높은 선수 등급(B)이 걸림돌로 작용했겠지만, 팬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프랜차이즈 스타로 잔류 선언을 하면서 팀에 대한 로열티도 보여줬다. 두산은 김원혐 신임 감독이 요구한 이영하, 최원준, 조수행 등 내부 FA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워낙 고액 연봉자(10억원)라 몸값 하락은 불가피하다. 두산도 팀의 상징적인 스타인 만큼 조건을 두고는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SSG 마무리 출신 서진용도 FA를 내려놓고, 내년 재기를 위한 칼을 갈았다. SSG는 서진용과 사전 면담을 통해 “선수 의견을 존중하겠다”고 했고, 서진용은 FA 재수를 택했다. 서진용은 뒷문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꾸준한 능력치를 증명한 선수다. 2019시즌 홀드 2위(33개), 2023시즌 세이브왕(42개)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2023시즌 후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고는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 FA를 앞둔 2024시즌 51경기에 등판해 1패 6홀드 평균자책 5.55로 부진하면서 FA 신청을 한 시즌 미뤘다. 그런데 올해는 1군에서 단 2경기(평균자책 6.75) 등판에 그칠 만큼 최악의 슬럼프를 지났다. 결국 서진용은 2년 연속 FA 신청을 미뤄야 했다.
서진용은 앞선 시즌에 비해 연봉이 낮아졌음(현재 3억8000만원)에도 FA 등급은 A다. 부진한 성적과 맞물려 보상 선수와 금액이 높아져 서진용의 선택지는 더 좁아졌다. 다음 시즌 FA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선 서진용에겐 명예회복의 길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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