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日 물컵 반 잔 채우는 노력해야”…기시다 전 총리 “한일 대화 중요”

2025-10-15

정몽준 아산정책연구원 명예이사장이 한일 관계를 ‘채워지지 않은 물컵 반 잔’에 비유하면서 “일본이 진심 어린 마음으로 나머지 반 잔을 채우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이사장은 이날 도쿄 국제문화회관에서 아산정책연구원과 일본의 민간 연구소인 아시아퍼시픽이니셔티브(API) 공동 주최로 열린 2025 한일 정책 대화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인사말을 통해 “일본은 저에게 인연이 깊은 나라”라며 미국 유학 시절 일본에 대해 공부했고 일본어를 배운 사실을 언급했다. 정 이사장의 장인 김동조(1918~2004) 전 외무부 장관이 초대 주일 한국대사를 지냈다는 것도 설명했다.

그는 한·일 양국 관계가 “가깝고도 먼 이웃이 아니라 가깝고도 가까운 이웃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우리는 아직 채워야 할 물컵 반 잔이 남아있음을 겸허히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위안부 문제와 강제징용 등 과거사 문제를 거론했다. 정 이사장은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이정식 교수에 따르면 위안부는 20만명, 강제징용은 200만명, 강제 징병은 20만명에 달했다고 한다”며 “한일관계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서는 일본의 보다 성의 있고 진심 어린 마음으로 나머지 반 잔을 채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픈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 피해자들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실질적인 행동”도 요구했다. 정 이사장은 “일본 정치인들이 강제 징용의 사실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면서 “진정성 있는 사과와 실질적인 보상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이재명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아픈 역사를 직시하고 양국 간 신뢰가 훼손되지 않게 노력해줄 때 더 큰 공동 이익과 더 나은 미래가 있다’고 한 발언은 이런 기대를 반영한다는 설명도 보탰다.

이번 한일 정책 대화에 참석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총리는 한일관계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3년 일본을 방문했을 당시 총리였던 그는 ‘오므라이스 외교’를 꺼내 들며 급진적으로 관계 개선을 이뤄낸 점을 강조했다. 당시 윤 대통령이 ‘잊지 못할 맛’으로 일본 긴자에 있는 노포 렌가테이(煉瓦亭) 오므라이스를 꼽은 것을 기억하고, 두 차례에 걸친 만찬을 통해 신뢰관계를 쌓았다는 것이다. 기시다 전 총리는 “올해 6월 한국에서 새 정권이 출범한 이래에도 양국 정상의 셔틀외교가 계속되고 있는 것을 포함해 양호한 양국관계가 지속하고 있는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일·한 협력은 선택이 아닌 필연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전 총리는 “좋은 관계를 갖기 위해서는 대화가 매우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가령 양국 간에 의견이 다른 것이 있더라도 모든 레벨, 분야에서 양국 간 대화를 계속하도록 지혜를 짜내 길을 열어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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