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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속 '가성비' 트렌드에 힘입어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씨커머스)이 국내 시장에서 저가 공세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저품질 논란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성장하며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 위협이 되고 있다.
11일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1월 쇼핑 앱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쿠팡이 3303만 명으로 1위, 알리익스프레스(912만 명)가 2위, 테무(823만 명)가 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만 해도 3위였던 11번가를 제치고 테무가 국내 온라인 쇼핑업계 상위권에 올랐다.
지난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를 통한 국내 결제 금액은 전년 대비 85% 증가한 4조2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알리익스프레스는 3조6897억 원, 테무는 6002억 원을 기록했다.
이용자 증가 속도도 가파르다. 테무는 2023년 8월 한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52만 명에서 800만 명대로 17배 이상 성장했다. 알리익스프레스 역시 불과 2년 만에 5년간 확보한 고객 수를 따라잡았다. 반면, 11번가와 G마켓은 지난해 이용자가 각각 17%, 16.1% 감소했다.
중국 플랫폼 공세에 국내 이커머스 업계가 흔들리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씨커머스 견제에 나섰다. EU 집행위원회는 최근 회의에서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전자상거래'를 위한 규제 방안을 발표했다. EU로 직수입되는 제품에 '취급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AI를 활용한 불법 제품 감시 및 규정 미준수 제품 퇴출 조치를 추진한다.
EU 조치가 시행되면 씨커머스 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지난해 3만원 이하 저가 소포 46억 개가 EU로 유입됐으며, 이 중 91%가 중국산이었다.
미국도 유사한 조치를 발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개인이 수입하는 800달러(한화 약 115만 원) 이하 물품에 적용되던 면세 혜택을 종료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미 연방우정청(USPS)은 중국·홍콩발 국제 소포 반입을 잠정 중단했다가 하루 만에 철회하기도 했다.
반면, 우리 정부는 유해성 논란과 짝퉁 문제에 대응하고 있지만 씨커머스의 시장 침투를 직접 규제할 방안은 부족한 상황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알리익스프레스·테무와 국내 소비자 보호를 위한 자율협약을 체결했다. 특허청 기술디자인특별사법경찰(기술경찰)은 디자인 침해 단속지원단을 출범해 의류·패션 분야를 감시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시장이 막히면서 씨커머스 업체들은 한국을 대체 시장으로 삼고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테무는 최근 한국에서 인사, 총무, 마케팅, 물류 등 주요 직군 채용을 진행했으며 일부 직군은 이미 채용을 마쳤다.
또한, 테무는 물류 시스템을 직접 구축하고 있다. 기존에는 국내 통관업체를 통해 배송했지만 올해부터 본사가 직접 국내 물류업체와 계약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배송 속도를 단축해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신세계와 협업해 한국법인과 G마켓을 함께 운영하는 조인트벤처(JV) 설립을 추진 중이다. G마켓의 한국 셀러를 알리익스프레스가 흡수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려는 전략이다. 또한, CJ대한통운과 협력해 '주 7일 배송' 서비스를 도입하며 배송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로 인해 한국 소비자들이 가성비를 더욱 중시하고 있다. 배송까지 강화하면 씨커머스는 더 빠르게 시장에 안착할 것"이라며 "미·중 관세전쟁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씨커머스의 시장 공략이 가속화되고 있다. 국내 대형 유통업체들도 생존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