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많은 3040 유방암…‘이 약’ 썼더니 생존율 10% 뛰어 [헬시타임]

2025-12-27

호르몬수용체(HR)와 사람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2형(HER2) 모두 양성인 유방암 환자를 치료할 때 난소기능 억제제를 활용하면 재발 위험은 낮추고 생존율은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안성귀·배숭준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외과 교수팀은 40여개국 51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글로벌 3상 임상시험 데이터를 활용해 HR과 HER2 양성 유방암 환자 965명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국내 여성암 발생률 1위인 유방암은 HR과 HER2 수용체의 양성 유무에 따라 치료 방침이 확연하게 달라진다. 국내에서는 HR 양성, HER2 음성인 환자가 전체 유방암의 70% 정도로 가장 비중이 높다. 이런 환자들에겐 타목시펜이나 아로마타아제 억제제 기반 항호르몬 치료를 주로 시행한다. 특히 폐경 전 여성은 난소기능 억제제를 추가하면 재발 확률이 낮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HR과 HER2 모두 양성인 유형은 전체 유방암 환자의 10% 정도로, 항호르몬 치료와 HER2 표적 치료를 함께 활용한다. 연구팀은 이들에게도 난소기능 억제제를 추가하면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지 확인하기 위해 연구를 설계했다.

이번 연구에는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치료에 쓰이는 표적치료제 허셉틴(성분명 트라스트주맙)의 효과를 입증한 대규모 3상 임상 데이터가 활용됐다. 연구팀은 항호르몬 치료를 위해 타목시펜만 단독으로 투여한 501명과 타목시펜 또는 아로마타아제 억제제로 구성된 호르몬제 치료에 난소기능 억제제를 병용 투여한 464명으로 나눠 예후를 살폈다. 그 결과 호르몬제 치료와 난소기능 억제 치료를 동시에 받은 그룹이 항호르몬제 단독 치료 그룹보다 치료 경과가 두드러지게 좋았음을 확인했다. 치료 후 10년 간 재발 여부를 평가하는 ‘10년 무질병 생존율’은 난소기능 억제 동시 치료 그룹에서 70.9%로, 단독 치료 그룹 59.6%보다 높았다. 환자가 치료 후 사망에 이르는 과정을 모두 살핀 ‘전체생존율’도 동시 치료 그룹은 84.7%, 단독 치료 그룹은 74.0%로 격차가 컸다.

여러 변수 간 복잡한 상호작용 영향을 고려한 다변량 분석에서도 난소기능 억제제 사용은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변량 분석으로 추출한 무질병 생존율에서 동시 치료 그룹은 단독 치료 그룹보다 재발 확률이 32%가량 낮았다. 항암제 임상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인 전체생존율도 난소기능 억제 동시 치료 그룹이 단독 치료 그룹보다 사망 가능성이 38% 낮았다. 유방암 병기가 높거나 고등급(G3)처럼 성질이 불량한 종양일 경우, 이러한 특성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이번 연구는 30~40대 젊은 여성 환자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유방암 치료 전략을 세우는 데 더욱 유용하다고 평가된다.

안성귀 교수는 "기존에 진행됐던 대규모 유방암 임상시험이 대부분 HER2 음성 환자 중심이라 호르몬 수용체와 HER2 인자 모두 양성인 조기 유방암 환자의 치료 방법에 대한 연구가 부족했다"며 "후향적 연구임에도 불구하고 HER2 양성 유방암의 치료에 초점을 맞춰 임상적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난소기능 억제제가 호르몬 수용체와 HER2 인자를 모두 지닌 조기 유방암 환자의 생존율 향상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대규모 임상 연구 코호트로 입증한 만큼 심화 연구를 통해 젊은 유방암 환자의 임상 진료 지침에 적극 활용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국립종합암네트워크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JNCCN’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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