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파와 조용필이 마음을 사로잡는 법

2024-10-23

그룹 에스파와 가수 조용필, 세대를 넘어 각각 시대의 아이콘이 된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에스파와 조용필이 하루 차이를 두고 새로운 앨범으로 돌아왔다. 에스파는 지난 21일 미니 5집 ‘위플래시’를, 조용필은 정규 20집 ‘20’을 발매해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1968년과 2020년, 데뷔 햇수만도 50년이 넘게 차이 나지만, 동시대에 활동하며 동시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들의 연결고리는 확실하다. 주류를 벗어나 새로운 주류를 이끄는 것, 그 과감함이 이 두 가수를 같은 시대에서 승승장구하게 하고 있다.

지난 앨범 ‘아마겟돈’으로 파격적인 음악색에 스타일링을 선보여 그야말로 ‘떡상’했던 에스파는 이번에도 과감한 시도를 놓치 않았다. 전작 ‘슈퍼노바’를 통해 ‘이지리스닝’이 대세로 떠오른 현 가요계에 일명 ‘쇠맛’이라는 에스파만의 장르를 구축했다. 아이돌 그룹, 특히 걸그룹은 시도하지 않는 메탈릭한 사운드를 소화해냈고 이를 에스파만의 시그니처 사운드로 만들어냈다.

음원 공개 전 우려를 사기도 했던 반짝이는 메탈릭 소재의 의상과 액세서리, 실버 메이크업 등 충격적인 스타일링까지도 ‘쇠일러문’이라는 별칭을 얻으며, 단순히 스토리상 존재하는 세계관을 넘어 에스파 자체의 색깔을 완벽하게 구현해낸 것으로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에스파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위플래시’로 또 다른 길을 개척했다. 일명 ‘쇠크노’로 정의되는 이번 신곡은 EDM 기반 테크노에 에스파의 색을 입혔다. 앞서 “5초만 들어도 모두가 춤을 추고 싶게 만드는 게 포인트”라고 에스파가 직접 자신감을 표했던 만큼, ‘위플래시’는 반복적인 비트가 돋보이는 사운드로 ‘슈퍼노바’와는 달리 한층 더 묵직해진 매력을 자랑한다.

스타일링 역시 블랙 컬러의 입술과 과거의 ‘테크노 여전사’를 떠올리게 하는 크롬 재질을 믹스매치한 블랙 의상으로 현존하는 걸그룹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강렬한 모습을 보여주며, 현 K팝 내 걸그룹으로서 도전 가능한 스펙트럼을 한층 더 넓혔다.

그때도 지금도 ‘가왕’이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톱가수인 조용필의 역사도 두려움 없는 도전을 통해 이어지고 있다.

새 앨범 ‘20’은 조용필이 2013년 이후 11년 만에 선보이는 정규 앨범이자, 또 한번 새로워진 그의 목소리가 담긴 앨범으로 대중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발매 당일 진행된 간담회를 통해 조용필은 타이틀곡 ‘그래도 돼’를 두고 “결코 동양적이지 않은 사운드”라며, 밴드 사운드로서 과거의 ‘조용필’이라는 명성에 갇혀있지 않음을 전했다.

“가수로서 음악이 좋아야 하는 건 물론, 장르도 다양하게 계속 배워야 한다”는 그의 신념이 56년이 넘는 세월 동안 그를 움직이게 하고, 또 사랑받게 하는 동력이 됐다. 지난 2013년 발표한 ‘바운스’가 기분 좋은 충격을 주며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던 것 또한 같은 이유다.

조용필은 ‘바운스’에 흥행에 대해 “운이 좋았다”고 겸손하게 말했지만, 일렉트로닉 사운드 베이스에 경쾌한 멜로디, 재치 있는 가사까지 기존의 ‘가왕’이라는 이미지를 내려놓은 혁신이 세대를 넘어 모두를 홀린 것이다. 오래 활동할수록 기존의 틀과 팬덤에 머물기가 쉽지만, 조용필은 이를 과감히 털고 일어난 덕분에 반세기를 넘겨 조용필만이 걸을 수 있는 길을 만들어냈다.

신곡 ‘그래도 돼’ 역시 모던록 사운드로 꾸리는 한편, 시대 불문 공감과 위로를 줄 수 있는 응원 메시지를 담았다. 풍성한 사운드와 조용필의 가볍게 뻗는 보컬은 4분 27초라는 긴 러닝타임도 지치지 않게 한다. 뮤직비디오를 본다면 노래는 더 짧게 느껴진다. 그룹 뉴진스와 협업으로 유명한 ‘돌고래유괴단’과 작업해 트렌디한 영상미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그 안에는 이솜이 연기하는 한 여성의 삶과 그 마지막 여정을 그려내 큰 울림을 안긴다. 돌고래유괴단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그래도 돼’ 뮤직비디오는 23일 기준 조회수 7만뷰를 넘기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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