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전용 꾸뛰르, 지속가능 패션의 대안으로 부상할까

2025-05-08

[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디지털 기술이 패션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새로운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영국 포츠머스 대학교 연구진은 최근 발표한 연구를 통해 디지털 의류, 이른바 'e-패션'이 패스트 패션으로 인한 환경적 부담을 줄이는 유력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국제 소매 및 유통 관리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Retail & Distribution Management)’에 게재됐으며, 다중 연구 방식으로 디지털 환경 속 의류 소비 현상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화면 속에서만 존재하는 디지털 전용 컬렉션이 실제 원단이나 자원 소비 없이도 패션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디지털 의류는 실재하는 천으로 만들어지지 않지만, 색상과 형태를 갖추고 있으며, 일부는 근거리 무선통신(NFC) 칩을 통해 물리적 의류와의 상호작용도 가능하다. 이러한 e-패션은 전통적인 생산, 운송,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이나 자원 낭비 없이 소비자에게 스타일을 제공한다.

연구진은 소비자들이 만지거나 입어볼 수 없는 디지털 옷에 어떤 매력을 느끼고 실제로 지불 의사가 생기는지를 집중 분석했다. 그 결과, 창의성과 맞춤화, 상호작용성에 매력을 느끼는 소비자일수록 e-패션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는 촉각적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디지털 의류에 매력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이번 연구는 그 반대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감각적 자극을 중시하는 이들이 오히려 e-패션의 잠재적 주요 수요층이라는 것이다. 이는 가상현실(VR) 기기의 발전으로 소비자들이 가상 옷의 질감까지 상상하고 몰입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포츠머스 대학교 마케팅 수석 강사인 코코 시트(Koko Shito) 박사는 "e-패션이 일시적인 유행인지 지속 가능한 트렌드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그 환경적 잠재력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패스트 패션은 값싼 재료와 과잉 생산, 매립 폐기물로 이어지는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디지털 의류는 키보드 한 번의 입력만으로 제작, 착용, 폐기까지 가능하다"며, "이는 자원 소비, 탄소 배출, 비인도적 노동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디지털 의류가 게이머나 인플루언서 등 소수층의 유행 아이템에 그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오히려 대중적인 접근성과 브랜드의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 전환을 통해 실제 의류 소비의 구조적 개혁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e-패션이 물리적 의류를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하더라도, 저가 고속 생산 중심의 패션 산업을 탈피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으로 기능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저작권자ⓒ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