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그린란드 야욕 대비하나…덴마크, 12조 들여 방위 태세 강화

2025-10-11

덴마크가 그린란드 지역의 방위 태세를 강화하기 위해 국방비를 10조원 이상 증액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대한 노골적인 영토 야욕을 드러낸 이후 취해지는 조치다.

10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덴마크는 그린란드와 북극, 북대서양지역 안보 강화를 위해 42억달러(약 6조165억원) 규모의 국방 예산을 추가로 편성한다고 발표했다. 덴마크는 자치령인 그린란드 및 페로제도와 함께 새로운 방위 패키지를 마련하고, 북극 함정 2척, 해상 순찰기, 드론, 조기경보 레이더 등을 도입하기로 했다. 그린란드 수도 누크에 북극 사령부 본부를 신설하고, 그린란드 합동 북극 사령부 산하에 신규 부대도 창설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45억달러(약 6조4500억원)를 투입해 미국의 F-35 전투기 16대도 추가로 구매하기로 했다. 구매가 이뤄지면 덴마크의 F-35 보유 대수는 총 43대가 된다. 로엘스 룬드 포울센 덴마크 국방장관은 “해당 지역에서 덴마크군의 역량을 크게 강화하게 됐다”고 말했다.

BBC는 비록 덴마크가 잠재적인 적국을 어느 나라로 보고 있는 지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국방력 증강이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장악 야욕을 감추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뤄지고 있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당선 이후 그린란드를 점령하기 위해 군사적 행동도 배제하지 않겠다거나 그린란드를 매입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JD밴스 부통령도 그린란드를 방문한 바 있다.

그린란드는 북미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최단 경로에 자리 잡고 있는 미국의 전략적 요충지다. 미국은 냉전 때부터 그린란드에 레이더 기지를 두고 있으며 미국의 우주 시설도 자리 잡고 있다. 희토류와 우라늄 등 천연자원도 풍부해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들어 공개적으로 그린란드를 미국 땅으로 만들겠다고 주장해왔다.

앞서 6월에는 미국 국방부가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대한 작전 관할권을 유럽 사령부(EUCOM)에서 북부사령부(NORTHCOM)로 이관한다고 발표했다. 북부사령부는 미국 본토·푸에르토리코·캐나다·멕시코가 속해 있는 북아메리카 대륙을 책임 지역으로 한다. 미 국방부는 북부사령부를 포함하여 11개의 권역별 통합 전투사령부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이 북극 항로 개설을 대비하는 데도 그린란드는 중요한 요충지다. 북극항로는 기후변화로 북극의 해빙 면적이 축소되면서 새롭게 열리는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새로운 해상 실크로드다. 미국은 북극항로가 열리면 알래스카와 그린란드가 연결돼 미국과 동아시아, 유럽이 연결된다. 우리나라 역시 북극항로를 이용해 유럽으로 가면 기존항로보다 운항 거리는 30% 짧아지고, 운항 기간도 10일 정도 단축된다. 미국은 최근 쇄빙선 강국인 핀란드로부터 11척의 쇄빙선을 구매하겠다고 밝히며 항로 개설에 대비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구매 과정에서 러시아는 40척이 넘는 쇄빙선이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외신들은 덴마크의 이번 국방비 증액이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야욕이 단순 발언을 넘어 미국의 경제·안보 전략 차원에서 현실화할 수 있는 위협으로 보고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미켈 휠고르 덴마크군 합참의장은 “군의 임무는 (덴마크) 왕국 전역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고 필요하다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틀 안에서 그린란드와 페로제도, 덴마크를 모든 영역에서 방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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