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 세상의 모든 딸들에게 바치는 편지

2025-09-04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시대가 지워버린 여성들의 이름을 다시 써 내려가는 '양양'이 오는 10월 개봉을 확정했다. 제32회 핫독스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를 비롯해 국내외 유수 영화제의 선택을 받은 양주연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양양'은 늦은 밤 걸려온 아빠의 전화 한 통으로 고모 ‘지영’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게 된 ‘주연’이 지워진 그의 흔적과 함께 기록되지 못한 수많은 이름들을 발견해 나가는 호명 다큐멘터리이다.

영화 '양양'은 40여 년 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모 ‘지영’의 존재를 알게 된 ‘주연’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작품으로, 가족들 사이에서조차 비밀이 되어버린 ‘지영’의 흔적을 다시 불러들이는 여정을 그린다. 그 과정에서 시대가 가로막은 수많은 여성들의 존재를 발굴함은 물론,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한국 가부장제의 민낯을 담백하게 파고든다.

외갓집 옥상에 남겨진 총탄 자국으로부터 할머니의 지난날을 탐구하는 '옥상자국', 비정규직 청소 노동자들의 투쟁을 그린 '내일의 노래' 등의 단편을 통해 주목받아 온 양주연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세계 3대 다큐멘터리영화제로 불리는 제32회 핫독스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를 비롯해 제12회 부다페스트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제50회 서울독립영화제 등 유수 영화제의 선택을 받으며 일찍이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할머니가 남겨 놓은 고모의 사진을 발견한 뒤, ‘두려움에 맞서기 위해’ 이 작품을 만들게 되었다”라고 밝히기도 한 양주연 감독은 ‘왜 가족의 비밀 속 비극의 주인공은 대다수가 여성이어야 했을까’라는 질문을 통해 개인의 가족사를 거시적 담론으로 확장시키는 탄탄한 연출력을 발휘, 지금 이 시대에 필요한 울림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개봉 확정 소식과 함께 공개된 보도스틸은 가족의 기록 속 희미하게 남겨진 ‘지영’의 존재에 다가가는 ‘주연’의 모습부터 가족의 판도라 상자 밖으로 꺼내진 ‘지영’의 아름다웠던 시절 등 40여 년의 세월을 사이에 두고 처음으로 마주한 두 여성의 이야기를 알리며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가족들과의 대화를 통해 과거 호명될 수 없었던 여성들의 현실과 보통의 가정 안에 자리 잡은 가부장제의 그림자를 마주하는 ‘주연’의 모습은 ‘고모’의 존재에서 시작해 세대를 아우르는 여성들을 향한 이야기로 가닿는 영화만의 서사를 암시한다. 이 밖에도, 과거를 구현하는 방식으로 애니메이션을 선택한 시도는 색다른 영화적 경험을 예고하며 깊은 몰입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일찍부터 국내외 영화제의 주목을 받은 양주연 감독의 데뷔작 <양양>은 오는 10월 개봉하여 관객들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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