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산 굴’, 의미 없는 말이라고?

2025-11-23

찬 바람 불면 바로 찾게 되는 그 맛, 굴의 제철이 돌아왔다. 어느 해산물이나 그렇지만 ‘자연산’을 유난히 선호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가격도 더 비싸다. 굴도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그 고정관념을 또 식품MD 김진영이 보란 듯이 깨준다.

굴에 있어서 별 의미 없는 말이 자연산이다. 투석식이나 수하식이나 둘 다 자연산이다. 굴은 사람이 만든 사료를 먹는 것이 아니라 바닷물의 유기물을 걸러 먹는다. 일정한 공간에서 사람이 관리하며 키우니 양식일 뿐이다.

투석식은 얕은 바다에 돌을 던져놓고 여름에 산란한 굴 유생이 달라붙도록 하는 방식이다. 수하식은 바다에 꽂아놓은 나무 틀에 매단 가리비 껍데기에 굴 유생을 부착시켜 키우는 방식이다. 깊은 수심의 바닷속에 굴을 넣고 키우는 방식으로 먹이활동이 활발해 수하식은 투석식보다 씨알이 크다. 바닷물이 들고 빠짐에 따라 먹이 활동 시간이 하루 최대 12시간으로 제한돼 투석식은 수하식에 비해 크기가 작지만 혹독한 환경을 이겨내는 사이 굴의 향이 깊어진다. 이런 이유로 투석식으로 양식한 굴을 자연산이라고 파는 경우가 있다.

같은 방식으로 양식을 해도 환경에 따라 맛이 다르다. 알면 선택지가 늘어난다.

- 서적 <아는 만큼 맛있다> 중에서

■김진영은

1995년부터 지금까지 식품MD로 활동하고 있는 식재료전문가. 전국의 제철 산지와 시장을 돌아본 경험을 살려 <오는 날이 장날입니다><가는 날이 제철입니다><제철 맞은 장날입니다>등을 썼으며 최근 음식과 식재료에 대한 고정관념과 잘못된 상식을 제대로 알리고자 <아는 만큼 맛있다>(따비)를 펴냈다. 식재료 큐레이션 몰 ‘여행자의 식탁’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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