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가 이끄는 주피터 링크스가 28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 팜비치 가든스의 소파이 센터에서 벌어진 TGL 보스턴 커먼웰스와의 경기에서 4-3으로 승리했다.
신생 시뮬레이터 골프 리그 TGL로서는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TGL 창업자이자 PGA 투어의 최고 스타인 우즈와 로리 매킬로이의 팀이 격돌하는 첫 경기였다. 또한 TGL 개막 이후 매 경기 한 팀이 일방적으로 앞서 긴장감이 없다는 비판도 지워야 했다.
다행히 경기는 리그 출범 후 최고로 재미있는 박빙 경기였다. 주피터 소속의 김주형이 큰 역할을 했다.
우즈가 이끄는 주피터 팀은 케빈 키스너가 일종의 구멍이었다. PGA 투어 4승을 했지만 마지막 우승은 4년 전이다. 사실상 은퇴하고 방송일을 한다. 이전 경기에서 키스너는 ‘벙커샷 홈런’을 치는 등 실수가 많았다.
이날도 불안했다. 키스너는 2번 홀 그린 밖에서의 퍼트를 뒤땅을 쳤다. TGL 데뷔전인 김주형이 먼 거리 퍼트를 넣어 막아줬다. 김주형은 이 밖에도 여러 차례 클러치 퍼트를 성공시키면서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파3인 12번 홀에서는 티샷을 핀 옆에 붙여 컨시드를 받아내며 리드를 이끌어냈다. 위기도 있었다. 3-3으로 동점이던 마지막 홀. 짧은 파 4인 이 홀에서 김주형의 티샷은 그린사이드 벙커에 빠졌다. 벙커샷은 굴러 벙커로 들어왔다. 패배를 눈 앞에 둔 듯했다. 그러나 다음 샷이 놀라웠다. 볼이 홀에 들어갈 뻔했다. 김주형이 아쉬움에 벌러덩 누울 정도로 가까이 붙었다.
연장전은 축구 페널티킥 비슷한 칩오프(chip off)로 마무리됐다. 37야드 거리에서 누가 더 핀에 가깝게 붙이느냐로 승부를 가리는 거였다. 주피터 팀의 1번 주자로 나선 김주형이 아담 스콧 보다 가까이 붙여 기선을 제압했다. 이어 케빈 키스너가 키건 브래들리에 이겼다. 승부가 결정돼 마지막 선수인 타이거 우즈와 로리 매킬로이는 칩오프를 하지 않았다.
김주형은 첫 경기에서 대패한 주피터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실력도 좋았지만 쇼맨십이 매우 뛰어났다. TGL 창업자인 타이거 우즈와 로리 매킬로이가 원하는 것이다. 패배한 매킬로이는 “아주 아주 재미있는 경기였다”며 만족해 했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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