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발 관세가 올해 제약·바이오 인수합병(M&A)을 촉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드라이브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경기침체 방지와 물가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시중 자금이 풍부해질 수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12일 ‘2024년 바이오·제약 M&A 리뷰 및 2025년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관련 업계의 M&A가 작년에 비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미국이 관세 전쟁으로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예상보다 높일 것으로 봤다. 이 경우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유동성이 늘어 바이오 성장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커진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연방거래위원회(FTC)를 통해 M&A에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글로벌 빅파마들이 지난해 지갑을 닫았던 탓에 풍부한 현금을 보유한 점도 M&A를 촉진할 요인으로 꼽았다. 실제 노보 노디스크, 일라이 릴리 등 매출액 기준 상위 제약·바이오 기업 25곳은 총 1조 3000억 달러가 넘는 자금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비만치료제 ‘위고비’ 등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수용체-1(GLP-1) 계열 약물의 성공 이후 심혈관 대사질환 의약품 시장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기업들이 신속한 시장 진입을 위해 M&A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국내 제약·바이오 M&A 규모도 지난해보다 글로벌 시장과 비슷한 흐름이 예상된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들이 신산업 진출을 위해 M&A 전략을 활용할 것”이라며 “바이오 상장사는 자금조달을 위해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면서 상장 유지를 위해 인수기회를 탐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지난해 10억 달러 이상 제약·바이오 M&A는 총 456억 달러로 2023년 1450억 달러 대비 68.6% 감소했다.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거액이 들어가는 임상 3상 파이프라인 거래 보다 M&A 비용이 적게 드는 비임상이나 임상 1·2상 후보물질에 대한 거래가 크게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