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피격 현장 찾아 "싸우자"…해리스는 경합주서 민생 행보

2024-10-06

“우리는 이겨야 합니다. 미국에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도록 내버려 둘 수 없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자신을 겨냥한 총격 암살 미수 사건이 발생했던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를 다시 찾아 지지자들에게 이렇게 외쳤다. 지난 7월 13일 같은 장소에서 토머스 크룩스에 총격을 당해 오른쪽 귀 윗부분 관통상을 당한 지 12주(84일) 만의 재방문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야외 행사장을 가득 메운 지지자들 앞에서 “우리의 미래를 막으려는 사람들이 나를 비방하고 탄핵하려 하고 기소하고 심지어 죽이려 했다”며 “나는 여러분들을 위해 싸우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7월 피격 당시 귀에 피를 흘린 채 주먹을 들고 외치면서 강한 인상을 남긴 “싸우자(Fight)”란 구호를 여러 번 반복했다. 청중들도 큰 소리로 따라 외치며 분위기를 달궜다.

그는 총격범 토머스 크룩스를 “사악한 괴물”로 칭하면서 “하나님의 은혜와 섭리의 손길에 그 악당은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지난 7월 피격 당시 연설 화두였던 이민 이슈를 다시 꺼내 들며 “우리는 강력한 국경을 가져야 한다. 나쁜 사람들이 들어와 우리를 해치게 하길 원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펜실베이니아주는 이번 대선의 승패를 가를 핵심 승부처로 꼽히며, 이 가운데 버틀러 카운티는 트럼프가 2016년과 2020년 대선에서 66%의 득표율을 기록한 공화당 강세 지역이다. 약 13만9000명의 유권자 가운데 공화당원 비율이 57%로 민주당원(29%)을 압도한다. 트럼프가 11월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펜실베이니아에서 백인이 다수인 시골 지역 버틀러 카운티에서 최대한 지지층을 결집해 한 표라도 더 끌어모아야 한다. 트럼프는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모두가 나가서 투표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론 머스크 찬조연설 나서 ‘투표’ 독려

이날 행사에는 공화당 부통령 후보 JD 밴스 상원의원과 ‘트럼프 지지’를 공개적으로 선언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며느리이자 대선 자금줄을 쥐고 있는 라라 트럼프 공화당 전국위원회 공동 의장 등이 총출동했다. 이번 행사의 파급력을 극대화하려는 트럼프 대선 캠프의 계산이 작용한 듯했다.

‘화성 점령’(Occupy Mars)이라고 적힌 회색 티셔츠에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를 쓰고 무대에 오른 머스크는 찬조 연설에서 “계단을 잘 오르지 못하는 대통령도 있었고, 총을 맞고도 일어나 주먹을 불끈 쥔 대통령도 있었다. 누가 미국을 대표했으면 좋겠나”라고 물었다. 이어 “이번 선거는 1000표, 500표 차이로 결정될 수도 있다”며 적극적인 투표를 독려했다.

이날 야외 유세장을 가득 메운 인파는 “싸우자(Fight)”, “(트럼프에게) 투표하라(Vote)” 구호를 번갈아 외치며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격하게 표현했다. 오후 5시로 예정된 행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행사장 입구에는 수백 명의 지지자들이 몰려 장사진을 이뤘고, 전날부터 지역 주변 숙박업소에는 사전예약이 몰렸다고 한다.

비밀경호국(SS)은 이날 야외 연단 주변에 대형 방탄유리벽을 설치하고 무장 인력을 곳곳에 배치하는 등 경호를 대폭 강화했다.

해리스, 태풍 피해지역 방문…주민 위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허리케인 ‘헐린’ 피해 지역 가운데 하나인 노스캐롤라이나주를 방문하는 민생 행보로 맞불을 놨다. 노스캐롤라이나는 7대 스윙스테이트(경합주) 가운데 하나로 펜실베이니아와 함께 이번 대선 승패를 좌우할 핵심 승부처로 거론되는 격전지이기도 하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을 찾아 피해 상황과 복구작업 현황을 보고받고 지역 주민들을 위로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주민ㆍ구조대ㆍ자원봉사자 등과의 간담회에서 “이러한 위기의 순간은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될 수 있는지, 어떤 사람인지 가장 잘 드러내 준다”며 “이곳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낯선 사람들이 서로 돕고 쉼터와 음식, 우정 등 필요한 모든 면에서 도움을 주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모든 분의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노스캐롤라이나 도로 보수 등 교통부문에 사용할 긴급 재해복구 자금 1억 달러(약 1348억 원)를 승인해 해리스 부통령을 측면 지원했다.

이날 공개된 미 공영 방송사 NPRㆍPBS 공동 여론조사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의 ‘박빙 우세’ 흐름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국 성인 162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해리스는 등록 유권자 가운데 50%의 지지를 기록해 트럼프(47%)를 오차범위(±3.5%포인트) 내인 3%포인트 앞섰다. 해리스는 적극 투표층(1294명)을 대상으로 범위를 좁히면 50% 대 48%로 2%포인트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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