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강등은 제 책임입니다.”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 전달수 대표이사(62)가 2부 잔류와 함께 사의 의사를 밝혔다.
인천은 10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K리그1 37라운드 홈경기에서 대전 하나시티즌에 1-2로 패배해 최종전 결과에 상관없이 2부로 자동 강등되는 12위가 확정됐다.
이날 패배로 인천은 내년 1부가 아닌 2부를 누비게 된다.
전 대표이사는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눈물을 흘리면서 “우리 선수들은 상처를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감독과 선수를 비롯해 우리 구성원들이 이런 큰 상처를 받은 것은 누구보다 최고경영자인 나의 책임”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이 채임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축구의 축자도 모르는 사람이 인천에서 6년여간 축구와 함께 살아왔다. 팬들에게 이런 실망을 안겨 너무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사의나 다름없는 발언이다. 인천 구단 관계자는 “전 대표이사가 구단 회의에서도 사의를 표명했다”며 “내일 구단주(유정복 인천시장)와 면담을 통해 최종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업가 출신인 전 대표이사는 2019년 1월 인천에 부임해 강등권에 머물던 팀을 바꿔놨다는 호평을 받은 인물이다. 실제로 인천은 2020년 간신히 1부 생존에 성공한 뒤에는 아시아 무대를 다투는 강팀으로 거듭났으나 그 성과가 올해 2부 강등으로 빛이 바랬다.
전 대표이사는 “정말 좋은 구단을 만들려고 긴 시간을 노력했다. 마무리가 좋지 못해서 인간적으로 회한이 남는다. 축구를 잘 알지 못했지만 단 하루도 진심이 아닌 적이 없었다. 이 진정성으로 구단을 바꾸고 싶었다. 오늘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고 믿는다. 다시 한 번 체질을 강화해 더 큰 구단으로 가기 위한 산고라고 생각한다. 많은 분들의 응원이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전 대표이사는 인천이 2부로 강등됐지만 변함없었던 팬들의 응원에 다시 한 번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다른 구단 같으면 비판 걸개가 내걸렸을 관중석에서 선수들을 북돋는 응원의 목소리가 나왔다는 것이 고맙고, 또 고맙다. 인천이 지난 5월 FC서울전에서 물병 투척 사건을 일으켰기에 놀라운 대목이기도 하다.
전 대표이사는 “인천의 긍정적인 변화가 알려질 때 문화가 바뀐다고 믿는다. 오늘 우리 팬들은 대전 측의 행동에 반응하지 않고 끝까지 박수만 쳤다. 인천 팬들의 위대한 행동에 오늘 (강등이) 더 죄송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