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제약, 제주삼다수 유통권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2029년까지 도외 유통 전담
대형마트 3사 유통권 포함돼 경쟁 가열, 광동제약 수성 성공에 ‘1위’ 입지 굳히기
생수 ‘빅3’ 점유율 60% 고착화, ‘가성비’ PB 약진에 중소 브랜드 차별화 전략 난망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국내 1위 생수 브랜드 ‘제주삼다수’가 다시 광동제약 품에 안겼다. 프리미엄·친환경 등 명확한 차별화 전략을 이미 선점한 제주삼다수와 2위 아이시스가 단단한 장벽을 쌓으면서, 국내 생수 시장 판도는 더 이상의 지각변동 없이 ‘고착화’ 단계로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개발공사는 ‘제주삼다수 제주도외 위탁판매사 선정 사업’에서 광동제약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광동제약은 제품 판매 계획 및 전략, 제주도 발전 기여 방안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본계약이 체결되면 광동제약은 오는 2029년까지 제주도를 제외한 국내 전 지역의 삼다수 유통을 맡게 된다.
제주개발공사 관계자는 “이번 공개입찰은 정량평가 30%, 정성평가 70%를 거쳐 높은 득점을 얻은 업체가 선정되는 방식으로, 기존 계약 업체라 해서 어드밴티지가 주어지거나 하는 부분은 없었다”면서 “지금까지는 우선협상대상자가 모두 최종 계약을 따냈던 만큼,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광동제약이 그대로 유통권을 가져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입찰은 기존 제주개발공사가 맡았던 대형마트 3사(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유통권까지 포함되며 한층 경쟁이 치열해졌다. 광동제약 외에도 풀무원, 빙그레, 웅진 등 식품사와 동화약품 등이 입찰 경쟁에 뛰어들었다. 제주삼다수 유통권을 따내면 단번에 생수 시장 1위로 올라설 수 있는 만큼 입찰 결과에 관심이 쏠렸지만, 광동제약이 수성에 성공하면서 생수 시장 ‘지각변동’ 가능성은 닫혔다.
광동제약은 지난 2012년부터 제주삼다수 도외 유통을 맡아왔다. 2017년과 2021년에 이어 이번 입찰까지 위탁판매사로 선정되며 4회 연속 수주에 성공했다. 광동제약은 그간 전국 단위 유통망과 마케팅 조직을 기반으로 제주삼다수 매출 확대를 이끈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013년 1257억원이었던 광동제약 제주삼다수 매출은 지난해 3197억원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매출 성장에도 제주삼다수 시장 점유율은 40% 선을 위협받고 있다. 경쟁 브랜드와 비교하면 여전히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지키고는 있지만, 후발주자들이 호시탐탐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제주삼다수와 점유율을 나눈 것은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와 농심 백산수다. 2위 아이시스는 약 13%, 3위 백산수는 약 8% 점유율을 차지하며 ‘1강2중’의 3파전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생수 시장 경쟁은 점차 치열해지고 있지만, 생수 시장 빅3가 60%대 점유율에서 파이를 더 키우긴 어려울 전망이다. 60%는 과거 제주삼다수가 황금기 시절 차지했던 점유율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해당 점유율을 국내 ‘브랜드 생수’에 대한 수요층으로 보고 있다. 나머지 시장 수요는 생수 소비에서 브랜드보다 가격을 더 중요시하는 ‘가성비 수요층’이라는 분석이다. 해당 수요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PB 생수들이 파고들고 있다.
실제로 최근 빅3 점유율은 뚜렷한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다. ‘1강2중’ 구도가 굳어지면서 풀무원의 ‘풀무원샘물’이나 오리온의 ‘용암수’ 등 중소 브랜드들 역시 시장 입지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주삼다수가 물맛과 품질 등으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아이시스가 플라스틱 저감 용기 등으로 ‘친환경’ 이미지를 단단하게 선점하고 있어 뾰족한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대체로 먹거리에 관련해서는 기존 소비하던 제품을 바꾸지 않으려는 경향이 크다”면서 “특히 생수는 파격적인 차별화 요소를 내세우기 힘들뿐더러 가족단위로 소비하는 경우도 많아서, 중소 브랜드들이 애를 써도 기존 입지를 뒤바꾸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