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Nvidia
AI 경쟁에서 뒤처지는 한국 기업들
[디지털포스트(PC사랑)=나스 기자]
2025 CES "Connect, Solve, Discover"
미국 소비자 기술 협회(CTA: 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가 매년 개최하는 세계 최대 IT 및 가전 전시회인 CES가 2025년 1월 7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었다. 올해 주제는 몰입(Dive in)이다. 구체적으로 “연결하고(Connect), 문제를 해결하며(Solve),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내는(Discover)”것에 몰입하자는 것이다.
즉 AI 등 신기술을 통해 인류의 문제를 해결하자는 함의를 담고 있다. 이에 맞춰 올해 역시 AI 관련 기술이 많이 공개되고 발표되었다. 하지만 사용화 전 신 기술을 발표하기만 했던 여느 해와는 달리, 올해는 당장 실용화가 가능한 다양한 기술이 나와 진정한 AI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모바일 컴퓨팅에서의 AI : 인텔과 AMD
데스크톱 컴퓨터에서는 보통 그래픽 카드가 AI 가속기로의 역할을 잘 수행하기 때문에 NPU(Neural Processing Units, 신경망처리장치)가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실제로 엔트리 급 수준의 그래픽 카드만으로도, ChatGPT에서 오픈소스로 공개한 Whisper AI(음성을 텍스트로 바꿔주는 AI)를 시행하는데 큰 지장이 없다.
물론 AI 합성 등 고급 AI를 로컬 기기에서 돌리기 위해서는 명령을 실행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고급 그래픽 카드가 필요하다. 하지만, 일반적인 AI 활용에서는 그래픽카드 성능만으로도 충분히 처리가 가능하다.
반면, CPU에 내장된 그래픽카드를 활용해야 하는 노트북 컴퓨터나 모바일 기기에서는 외장 그래픽카드의 성능을 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별도의 NPU(Neural Processing Units)을 통해 AI 성능을 가속화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따라서 보통 데스크톱에서는 그래픽카드를 활용하고, 노트북에서 NPU를 활용해 AI 가속을 하는 형태로 발전해 왔다.
Windows 11 Copilot+ 가 가져온 NPU의 발전
그러나 가장 일반적인 OS인 Microsoft사의 Windows 11에 최근 NPU 지원이 필요한 AI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Microsoft는 Copilot+ 기능을 향상시켜, 이를 통해 리콜(수행한 작업을 되돌려볼 수 있는 기능), 라이브 캡션(소리를 인식해 번역 등을 제공하는 기능), Cocreator(그림 생성 기능) 등의 AI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기능을 데스크톱에서도 활용하려면 NPU가 탑재되어야 하며, 일정 이상의 성능을 갖춘 시스템이 필요하다.
인텔은 CES 2025에서 새로운 Core Ultra 프로세서를 발표했다. 200H, 200U, 200S 시리즈인데, 각각 노트북용 저전력 프로세서, 노트북용 고성능 프로세서, 데스크톱 프로세서에 해당한다. 주목할 점은 데스크톱 프로세서인 200S 프로세서에도 NPU가 도입돼 데스크톱 컴퓨터 이용자가 Copilot+를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물론 노트북 프로세서에는 Core Ultra 200H, 200U에 NPU가 기본적으로 포함돼 있다.
AMD, 노트북용 Ryzen AI MAX 시리즈 300 시리즈 공개
경쟁사인 AMD는 이미 발표된 테스크 탑용 CPU 라이젠 8000 시리즈를 제외하고, 데스크톱에서 NPU를 포함한 라인업이 없었다. 게다가 최신 Ryzen CPU인 9000시리즈는 NPU를 포함하고 있지 않다. 다만, AMD는 노트북용에서 Ryzen AI 브랜드를 론칭했고, 이번 CES 2025를 통해 Ryzen AI MAX 시리즈 300 시리즈를 공개했다.
두 프로세서는 Copilot+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충분한 NPU 성능을 보유했다. 다만 가장 하위 라인업인 200 시리즈는 NPU가 없거나 성능이 부족했고 핸드헬드 PC 시장에 대응하는 Z2 시리즈 역시 AI 기능을 포함하지는 않았다.
Nvidia의 "게임 체인저" RTX 5000 시리즈
AI 산업의 리더 Nvidia는 CES를 통해 블랙웰 아키택쳐 기반 새로운 그래픽카드 RTX 5000 시리즈를 공개했다. 블랙웰 아키텍쳐는 Nvidia 스스로 “Game Changer”라고 부를 만큼 강력한 성능을 자랑한다. 이 그래픽 카드에는 머신러닝 기반의 프레임 생성 기술 DLSS 4 기술이 도입되어, 이를 지원하는 게임에서는 높은 해상도에서도 원활한 게임 플레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GDDR7 메모리를 채택하여 메모리 대역폭 지원이 더욱 향상되었고, 이에 따라 AI 가속 성능도 더 향상될 것이다. 특히, 가장 고가의 RTX 5090은 특히 512 bit의 메모리 인터페이스로 3352TOPS의 AI 가속 성능을 제공한다. 이는 일반적인 NPU가 제공하는 AI 가속 기능이 50 TOPS 정도인 것에 비하면 엄청난 능력이다.
세계 최소형 AI 가속 슈퍼컴퓨터, Project DIGITS
Nvidia는 이번 CES 2025에서 RTX 5000 시리즈 외에도, 'Project DIGITS'라는 세계 최소형 AI 가속 슈퍼컴퓨터를 공개했다. 이 개인용 슈퍼컴퓨터는 1페타플롭의 AI 컴퓨팅 성능을 제공하며, 이 박스 형태의 자그마한 기기는 2000억 파라미터의 대규모 언어 모델을 실행할 수 있다. 현재 가장 발전한 AI 중 하나로 평가받는 OPENAI의 GPT4-o 모델이 약 2000억 파라미터 수준이라고 알려져 있다.
즉, 학습된 자료만 있다면 GPT-4 o를 저 작은 기기를 통해 실행시킬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물론 실제 제품이 나와 성능을 확인해야겠지만, 고급 AI 모델을 네트워크 등을 활용하지 않고 로컬 컴퓨팅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은 AI의 비약적인 발전을 예고한다.
AI 경쟁에서 뒤처지는 한국 기업들
한국의 삼성과 LG 역시 CES 2025에 참여하여, AI가 적용된 TV 등 신제품을 선보였다. 삼성이 야심 차게 공개한 삼성 Vision AI 기술은, Iot 등을 활용 사용자의 생활패턴 등을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추천하는 등 개인 맞춤형 경험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삼성 Vision AI 기술도 삼성의 하드웨어에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의 AI 기업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구현되며, 삼성 자체 개발 AI가 도입되지는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더 나아가 이번 Nvidia의 RTX 5000 시리즈에는 삼성이나 SK 하이닉스가 아닌 미국의 마이크론이 개발한 GDDR7 메모리가 사용된다고 밝혀져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HBM 메모리 보다 GDDR7 개발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진 삼성이 GDDR7의 납품에 실패하면서, 삼성전자의 기술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커져가고 있다.
막대한 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Nvidia
AI 기술은 짧은 기간 동안 엄청난 발전을 계속해왔다. 특히 AI는 언어의 장벽마저 무너트리고 있어, 글로벌 기술을 개발하면 전 세계에서 활용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더라도 그 기반이 되는 AI 가속기 등 부품을 양산할 수 있다면, Nvidia의 사례에서 보듯 또한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기업들은 아직까지 AI 서비스나 AI 기반 기술에서 특출난 성과를 보여준 적이 없다. 인텔과 AMD가 기존 CPU 제조를 넘어 NPU를 적극적으로 채택하고 있듯이 IT 시장은 AI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한국의 기업들도 지금이라도 빠르게 적응하지 못한다면 한국 경제 자체가 위기로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국 기업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
<이 기사는 digitalpeep님의 네이버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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