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인문학] 모파상의 '목걸이'와 건진법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2025-05-13

상류층 향한 욕망 때문에 10년 동안 노역 시달려

윤석렬과 그 주변의 '내란'도 그릇된 욕망의 산물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세간의 여러 의혹 중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둘러싼 의혹'이 있다. 2022년 당시 통일교 세계본부장 윤모 씨는 김건희 여사의 측근인 건진법사에게 "김건희 여사에게 전달해 달라"며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건넸다. 그러나 건진법사 측은 "목걸이를 잃어버렸다"며 "전달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본부장이 전달한 목걸이는 영국 브랜드 '그라프' 제품이다. 당시 가격은 6천만 원대의 한정판 목걸이였다. 취임 직후인 2022년 6월 대통령의 첫 순방인 NATO 정상회의 당시 김건희 여사는 '반 클리프 아펠'의 6천만 원대 목걸이를 착용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대통령실은 "지인에게 빌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목걸이 논란 이후 윤 전 본부장이 '선물로 드릴 테니 빌리지 말라'며 비슷한 가격대의 목걸이를 건진법사를 통해 김 여사에게 선물하려 했다는 것이다.

'목걸이'를 둘러싼 문학작품 중 최고의 작품은 단연 프랑스의 소설가 기 드 모파상의 동명 단편이다. 1884년에 이 작품은 교훈적이면서도 비판적인 내용을 담은 자연주의 소설로 세계적으로 널리 읽혔다. 한 젊은 여인이 우아한 귀족 생활에 대한 열망 때문에 고달픈 삶을 살게 된다는 운명의 아이러니를 담은 작품이다.

소설의 주인공 마틸드(루아젤 부인)는 자신을 꾸미는 것과 사치 부리는 것을 좋아한다. 또 상류층의 삶을 동경하고 그렇게 살기를 바라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마틸드의 남편 루아젤은 착하고 성실한 하급 공무원이다. 아내의 사치와 허영심을 감당하기에는 경제적 능력이 부족하다. 어느 날 루아젤은 장관이 주최하는 파티의 초대장을 갖고 나타난다. 그러나 마틸드는 파티에 입고 갈 옷이 없다며 울음을 터뜨린다. 루아젤은 400프랑 정도 되는 옷을 사주었지만 마틸드는 옷에 어울리는 보석이 없다며 짜증을 낸다.

결국 두 사람은 포래스터 부인에게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빌려 파티에 간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왔을 때 목걸이가 사라진 것을 알게 된다. 결국 마틸드는 목걸이를 변상하기 위해 닥치는 대로 거친 일을 해서 10년 뒤에서야 3만 6천 프랑을 주고 비슷한 목걸이를 사서 돌려준다. 어느 날 우연히 길거리에서 마주친 포래스터 부인은 다이아몬드 목걸이는 가짜였고, 겨우 500프랑밖에 하지 않는다고 털어놓는다.

이 단편은 인간의 끝도 없는 욕망에 대해 경고한다. 단 하루 저녁의 사치를 위해 무리했다가 10년이라는 세월을 허비한 마틸드에게 욕망을 억누르는 조절 장치가 있었다면 삶은 달라졌을 것이다. 현재로서는 6천만 원대를 호가하는 한정판 다이아몬드 목걸이의 행방에 대해 정확하게 알 수가 없다. 분명한 것은 보통 사람들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거액의 목걸이가 뇌물로 오갔다는 사실이다. 파면된 윤석렬 전 대통령의 '내란'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뒤틀린 욕망 때문에 저지른 어처구니없는 사건이었다. oks3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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