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자 100만명 육박…8월까지 9446명 실업급여 신청
자영업자 실업급여 기금 175억→201억…26억 늘려
조기재취업 수당도 4683억→5587억으로 904억 증액
정부, '고용보험기금 운영계획 변경' 확정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경기 불황으로 자영업자 폐업이 급증하면서 고용보험의 자영업자 실업급여가 조기에 바닥났다. 또 실업자도 크게 늘면서 정부가 약 1000억원을 긴급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자영업자 실업급여 예산 27억원과 실업자 재취업 지원 예산 904억원과 긴급 편성해 고용안전망을 강화하고 나선 것이다.
12일 기획재정부와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22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제3차 고용보험기금 운용계획 변경 방안'을 확정했다.
◆ 자영업자 폐업 급증…실업급여 신청자 1만명 육박
기획재정부는 자영업자 실업급여를 현행 175억4100만원에서 201억960만원으로 15.1%(26억5500만원) 확대했다.
올해 자영업자 실업급여 예산(175억4100만원)은 8월 말 기준 145억9700만원(83.2%)이 소진됐다. 9월 말 기준으로는 사실상 바닥이 난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정부가 4분기에 지급할 실업급여 예산을 긴급하게 보강한 것이다(그래프 참고).
자영업자 실업급여가 예상보다 빠르게 소진된 이유는 올해 자영업자 폐업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자영업 폐업자 수는 지난 2021년 88만5000명에서 2023년에는 98만6000명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자영업자 폐업자 수가 100만명에 육박하면서 코로나19보다 어려운 경제 단면을 보여줬다.
고용보험 가입자는 8월 말 기준 1544만명으로 이중 자영업 가입자는 52만4000명이다. 8월 말까지 자영업자 실업급여 수급자는 9446명으로 가입자 대비 1.8% 수준이다.
내수 부진이 지속되면서 고용보험에 가입하는 자영업자들이 많아지고, 비자발적 폐업 결정도 증가하면서 지난 8월 말 기준 총 9446명의 자영업자가 실업급여 혜택을 받았다. 집행률은 83.2%, 집행금액은 145억9700만원에 이른다.
기재부 관계자는 "자영업자 폐업이 증가하고 이로 인한 실업급여 지급액이 늘어나면서 기금운용 계획을 변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실업자 증가에 조기재취업 지원 예산도 904억 확대
기재부는 또 고용보험기금 내 조기재취업수당을 현행 4683억에서 5587억으로 20.5%(904억) 인상했다.
올해 1~9월까지 누적 실업자 수가 742만명에 달하고, '쉬었음' 인구는 247만명으로 월별 기준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면서 실직자의 재취업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이는 최근 내수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폐업하는 자영업자가 급증한 것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최근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실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개인사업자 종합소득세 신고분 중 75.1%는 월 소득 100만원 미만이었다. 개인사업자 4명 중 3명은 최저월급보다 못 한 비용을 벌고 있는 것이다.
자영업자 폐업은 고스란히 고용보험기금 지출로 이어졌다.
정부는 고용보험기금 내 자영업자 실업급여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자영업자의 비자발적 폐업에 대비해 생계안정과 취업·창업 지원을 통해 고용안전망을 강화한다는 목적이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영업자가 폐업을 결정하는 건 결코 쉽지 않다. 그런데도 폐업자 수가 많아지면서 실업급여 집행 속도가 빨라진 건 그만큼 경제가 위기라는 걸 방증한다"며 "또 그만큼 내수가 부진하다는 걸 보여주는 것으로 정부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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