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국회의원도 추석 고충 있다…듣기 싫은 말과 대처법은

2024-09-16

MZ 의원도 외모·결혼·출산 잔소리 못 피했다

'명절 스트레스' 이겨내는 꿀팁도 공유

"덕담 감사하지만 한 번으로도 큰 효과"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명절에 집 가기가 무섭습니다."

국회의원들도 추석에 집안 어른들의 잔소리를 듣는다고 한다. 일반 국민들처럼 나름의 명절 고충이 있는 셈이다.

17일 뉴스핌이 여야 MZ(20~40대) 의원들을 취재한 결과를 종합하면 이들 중 상당수는 명절에 듣기 싫은 잔소리로 '외모' '결혼' '출산' 등과 관련한 이야기를 꼽았다.

야당 소속 A 의원은 "한동훈, 조국 대표처럼 몸매 관리, 외모관리 좀 해라. 살을 좀 빼라"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다른 야당 소속 B 의원도 "국회의원 되더니 살이 너무 쪘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B 의원은 이에 "불규칙한 식습관과 의정 활동으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이다. 동정심 유발 작전을 쓰며 넘긴다"고 했다.

MZ 의원들도 결혼과 출산에 대한 집안 잔소리를 피해 갈 수 없었다.

여야 할 것 없이 미혼이거나 기혼이지만 자녀가 없는 의원들은 모두 "결혼해라" "아이 낳아라"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이들의 대응법은 공통적으로 "언제나 잔소리는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넘기는 편"이라며 직접 부딪히기 보다 회피하는 쪽을 택했다.

여당 소속 C 의원은 "결혼도 하고, 자녀를 낳았는데도 다른 잔소리가 있다"고 한탄하기도 했다. 그는 "정치인은 불안정한 직업인데 노후대비를 어떻게 할 거냐, 자녀 학교는 어디로 보낼 거냐"는 말을 들었고, 이에 "제가 알아서 하겠다"고 답했다고 했다.

다만 MZ 의원들은 잔소리도 일종의 '관심'의 영역이라 여겨 일반 대중들에 비해서는 잘 이겨내는 편에 속했다.

여당 소속 D 의원은 "어떤 분들은 야당을 향해 더 목소리를 내라, 어떤 분들은 싸우지마라고 하니 상충되는 얘기들을 듣기도 한다"면서도 "기본적으로 의원들은 관종 성향이 강해서 잔소리라기보다 관심이라 여기고 그것을 사랑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명절날 가족 간 잔소리로 스트레스를 받을 국민들을 향해 나름의 '꿀팁'도 공유했다.

한 의원은 "아껴주는 마음에 덕담은 너무 감사하지만, 덕담은 한 번으로도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서로 한 번만 했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말했고, 다른 한 의원도 "부모님 잔소리 듣기 싫은 건 만국 공통이다. 있는 그대로 응원해 주는 한가위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의원은 "시대가 바뀌면서 당연하다고 느끼던 것들이 지나친 간섭이나 불편함으로 느껴질 때가 많다. 관심 주고 물어봐 주고 하는 게 기성세대는 정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젊은 세대는 지나친 관심을 불편해할 수 있으니 세대 간 문화가 다르다는 것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며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즐거운 명절이 시작될 것 같다"고 했다.

ycy148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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