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르 주최 론칭 행사 통해 중국 진출 본격화
유통 공룡기업 시영인터내셔널과 총판 계약
22년간 제품력 앞세워 미국·유럽 시장 안착
“글로벌 브랜드로 키울 것”…인수·합병 계획도

“아시안 여성도 하이엔드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
이 말 한마디는 에리카 정 회장의 오랜 꿈이자 지난 20년 이상 그가 치열하게 살아온 이유였다.
3LAB 브랜드의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인 그는 지난 11일 중국 수코타이 상하이 호텔에서 엘르 매거진이 주최한 3LAB 론칭 행사 ‘원더우먼, 원더 에이지(Wonder Woman, Wonder Age)’에서 다시 한번 여성 리더십의 메시지를 세상에 던졌다.
미국 유학 후 한국, 미국에서 다시 중국으로 무대를 옮긴 정 회장은 “이제는 아시안 여성도 자기 세계에서 커리어를 만들고, 글로벌 무대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는 국내서 한인 여성기업가가 만든 프리미엄 뷰티 브랜드 3LAB의 중국 진출을 넘어 아시안 여성의 존재감을 알리는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
정 회장은 “한국인들이 전 세계 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해 인정을 하지만 한국인들은 서로 존중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 인식을 바꾸고 싶었다”며 “아시안 여성도 프리미엄 브랜드를 이끌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2003년에 설립해 창립 22년을 맞이한 3LAB은 최신 원료, 최고가 원료, 최고 피부과학으로 만드는 프리미엄 뷰티 브랜드로 유명하다. 특히 ‘수퍼 크림’은 강력한 항산화 효과가 입증되며 뷰티 매거진 에디터들이 꼽는 최고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 22년 동안 3LAB은 광고 없이 제품력 하나만으로 니만마커스 등 최고급 백화점에서 라프레리, 라메르, 끌레르 드 뽀 등 하인엔드 화장품과 견주며 안티에이징 스킨케어 전문 브랜드로 안착했다. 영국, 스위스, 이탈리아 등 뷰티 강국인 유럽을 넘어 태국, 중국 등 전 세계 고급 뷰티 시장으로 제품군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본격적인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중국의 뷰티 유통 전문 기업인 시영인터내셔널(S'YOUNG International.대표 마샬 첸)과 손을 잡았다.
이 기업과 수년간 신뢰를 쌓은 끝에 지난 1월 정식 총판 계약을 체결했다. 단순한 세일즈를 넘어 마케팅 주도권을 함께 나누며 브랜드를 키워나갈 계획이다.
시영인터내셔널은 광군제 행사를 5년 연속 주도하고 30개 이상 글로벌 뷰티 브랜드와 협력하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3LAB은 이 기업의 플랫폼, 라이브 커머스, 유통망 등 옴니 채널 유통 시스템을 통해 중국 전역에 제품을 판매하게 된다.
“광고 안 한다. 써보면 안다. 베스트 스킨케어 자신 있다”를 표방해온 정 회장은 7년 전부터 중국 시장을 미래 최고 타깃 시장으로 판단하고 제품을 판매하며 시장을 테스트해 왔다. 세계 최고 브랜드의 용광로인 미국 시장의 소비자는 더는 하이브랜드에 대한 감동이 없다는 것이 정 회장의 판단이다.
그는 “중국은 프리미엄 뷰티 브랜드를 강화할 수 있는 최고의 시장”이라며 “중국 진출은 지금이 타이밍이다. 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치가 매우 높고 그만큼 성장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프리미엄 화장품 시장 규모는 약 20억 달러. 정 대표는 중국 시장에서 3LAB을 최고 글로벌 브랜드로 만들고 시영인터내셔널과 인수 합병할 계획이다.
그는 “나는 킹메이커가 되고 싶다”며 “3LAB을 글로벌 브랜드로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청사진의 원동력은 제품력이다. 3LAB은 처음부터 '건강한 아름다움'을 철학으로 삼았다. 보톡스나 시술이 아닌 피부 본연의 힘을 끌어올리는 제품 개발에 집중했다. 그는 “100세 시대에 피부도 그만큼 유지해야 한다”며 “일시적인 주름 개선이 아닌 피부 건강을 회복시키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중국 론칭의 대표 제품은 피부 건강을 개선하는 고기능성 제품인 'H 크림'이다. 그는 “단순한 화장품이 아닌 피부를 위한 치료와 같다”고 설명했다.
사업적 성공 외 그가 바라는 것은 3LAB이 기업을 넘어 '레거시'로 남는 것이다.
정 회장은 “3LAB이 500년 이상 지속되는 아시안 여성 기업인의 유산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아시안 여성들이 수동적 존재로 머물지 않고 주체적인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고 싶다”고 밝혔다.
이은영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