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필수품 된 서빙로봇…韓경쟁력, 중국에 '하나' 빼고 다 밀린다

2025-02-24

요즘 식당에 흔하게 돌아다니는 서빙 로봇. 음식을 주문하면 사람 대신 로봇이 음식을 가져오고, 뷔페식당 그릇 수거도 로봇이 대신 한다.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이 1만원을 넘기면서 소상공인들은 인건비라도 아끼기 위해 로봇에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 서빙 로봇 제조사들도 이 기회를 노리고 있지만, 기술 경쟁력 측면에서 중국 업체들에 한참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산업연구원이 정부 연구용역으로 작성한 ‘2024년 서빙 로봇 산업경쟁력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서빙 로봇 경쟁력은 중국과 미국 모두에게 크게 뒤처져 있었다. 연구원이 ▶기술 ▶제품개발 ▶국내 공급망 ▶생산 ▶마케팅 ▶시장지배력 등 6개 항목별로 국내 로봇 제조사들에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한국의 종합 점수는 74.4점에 그쳤다. 중국(91.9점)에 크게 밀리고, 미국(76.6점)보다도 낮은 수준이었다.

구체적으로, 제품 개발에선 한국(92.5점)이 중국(81.3점)보다 앞섰다. 연구개발(R&D) 역량만큼은 중국 업체보다 뛰어나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머지 5개 항목에선 모두 중국에 밀렸다. 기술은 그나마 중국(95점)과 한국(93.8점)의 격차가 1.2점으로 적었다. 국내 공급망(18.7점 차이), 생산(33.8점), 마케팅(26.3점), 시장(36.2점) 등에서 격차가 컸다. 국내 시장에서도 국산 제품이 중국산에 밀린다는 평가다.

중국 서빙 로봇이 경쟁 우위를 가지게 된 데엔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보조금 정책과 그에 따른 가격 경쟁력 확보가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중국 서빙 로봇 가격은 한국산과 비교해 약 20~30%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서빙 로봇 시장을 활성화한 선두주자도 국내 유통업체를 통해 들어온 중국 ‘푸두 로보틱스’다. 한재권 한양대 로봇공학과 교수는 “중국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보조금 정책을 시행하는데, 국제무역기구(WTO) 분쟁을 피하기 위해 로봇 설비 투자 지원이나 자국 내 로봇을 얼마 팔았을 때 보상해주는 등의 간접적인 보조도 많다”며 “중국 로봇 기업들이 수익을 못 내던 창업 초기에 잘 버티도록 지원해준 게 결정적”이라고 말했다.

서빙 로봇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대되는 만큼 한국도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마켓리서치퓨처는 2032년까지 글로벌 서빙 로봇 시장이 996억4000만 달러(약 142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 팬데믹을 겪은 이후 비대면 시장이 커진 데다 인공지능(AI) 기술 발전, 노동력 부족, 비용 효율화 움직임 등에 힘입은 결과다.

이에 국내 업계에선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정부로부터 구매 보조금 확대와 함께 리스·렌탈 보증보험과 할부 수수료 보조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교수는 “로봇 산업 자체는 한국이 먼저 뛰어들었지만, 최근엔 중국이 확실히 앞서 있다”며 “재역전을 위해선 한국도 국내에서 생산되는 로봇에 대해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 일종의 ‘한국판 IRA(인플레이션 감축법)’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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