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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중국·베트남 등지에서 들여오는 폐촉매 관세를 한시적으로 낮추거나 없애는 방안을 추진한다. 폐촉매를 재활용하면 6대 핵심 광물 중 하나인 백금족을 추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할당관세를 통해 수입 폐촉매에서 추출된 백금족 전량이 국내에 공급될 경우 백금족 수입 의존도를 20%포인트가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폐기물의 일종인 폐촉매 수입관세에 할당관세를 적용해 0%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할당관세는 특정 수입품에 대해 한시적으로 관세율을 인하해주는 제도다. 폐촉매 주 수입국인 베트남·중국산의 경우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영세율이 적용되지만 폐기물은 관세 면제를 위한 원산지 증명이 어려워 실상은 대부분 기본세율(3%)을 내고 들여오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문제는 관세를 납부하고 폐촉매를 들여올 경우 폐촉매에서 추출한 백금족을 국내에 공급할 유인이 사라진다는 점이다. 원재료를 수입해 가공 후 수출할 경우 관세환급특례법에 따라 관세를 돌려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주요 폐촉매 정제 회사 A 업체는 지난해 백금족 10.9톤을 생산했지만 관세를 환급받기 위해 이 중 7.2톤을 수출했다.
정부는 이 생산량의 전부를 수출하지 않고 국내에 공급할 경우 백금족 수입 의존도가 크게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연간 국내 자동차 제조용 백금족 수요는 약 32톤이며 이 가운데 수입 비중은 88.3%에 달하는데 A 업체가 수출하는 백금족 약 7톤이 국내로 공급되면 수입 의존도가 65.5% 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보석류의 경우 마진이 크지 않아 폐기물 정제 업계로서는 폐촉매 관세를 부담하면서 백금족을 국내에 공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핵심 광물 공급망 안정화 차원에서 할당관세 적용 방안을 연내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