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대 개신교 선교기지’가 있는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한다.
광주 남구는 20일 양림동에서 전국 8개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하는 ‘선교기지 세계유산 등재 지방정부협의회’ 출범식을 개최했다.
협의회에는 광주 남구와 대구 중구, 충북 청주시, 충남 공주시, 전북 전주시·김제시, 전남 목포시·순천시 등 8개 지자체가 참여했다.
이들 지자체는 각 지역에 있는 개신교 선교기지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하는 것을 목표로 활동한다. 지자체들은 개신교 선교기지가 잘 보존돼 있어 세계유산에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국가유산청의 ‘2021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 신규 발굴 연구보고서’를 보면 전국의 선교기지는 당시 원형을 잘 유지하고 있다. 주요 건축물 대부분이 문화유산으로 등록·관리되고 있어 세계유산 등재에 필요한 ‘진정성’과 ‘완전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
근대 개신교 선교기지는 19세기 말 고종황제의 허가 하에 근대교육을 위한 학교 설립 등의 교육 사업과 서양 의술을 도입한 병원 건설 등의 의료사업 분야로 시작됐다.
서양의 근대 교육사업은 당시 80%에 달하는 조선 후기 사회의 문맹률을 낮추고 개화의 시초가 됐다. 서양 의술과 시설 도입으로 체계화된 질병 치료가 가능해져 조선 말기 의료 체계에 큰 진보를 가져왔다.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까지 서양식의 학교, 병원, 교회 및 선교관 등으로 구성된 선교기지들이 건립됐다. 1932년 전국에 34곳의 선교기지 건설이 확인되었다.
1884년 의사였던 미국의 알렌 선교사가 미국 공사관 소속 의사로 입국한 이래 1984년 한국 선교 100주년 때까지 2956명의 선교사가 한국을 찾았다.
협의회에 참여한 지자체들은 올해 말까지 각 지역 선교기지에 대한 연구용역을 마치기로 했다. 또 세계 각국의 전문가들과 함께 유산의 가치를 알리는 국제 학술대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광주 남구 관계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성공하게 되면 전국 8개 지역의 종교·역사·문화를 한데 아우른 관광상품을 개발해 국제관광객도 유치할 계획”이라면서 “한국 개신교 선교문화의 국제적 위상도 높일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