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유효기간은 2~3년이다. 사랑할 때 증가하는 도파민·페닐에틸아민 같은 호르몬이 이 기간이 지나면 다시 보통 수준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백년해로는 불가능한 걸까? 부부가 서로 사랑하며 행복하게 나이 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헬로페어런츠(hello! Parents) 특별 기획 ‘그 부부가 사는 법’은 68세 동갑내기 부부인 조벽 고려대 석좌교수와 최성애 HD행복연구소장을 만나 물었다. 자타공인 ‘잉꼬부부’인 두 사람은 지난해 결혼 40주년을 맞았다.
지금으로부터 43년 전인 1982년 미국 시카고. 당시 노스웨스턴대 대학원생이었던 조벽 교수가 시카고대 대학원생이었던 최성애 소장에게 물었다. 누나의 소개로 최 소장을 만난 첫날, 데이트를 마치고 기숙사에 데려다주는 길이었다. 26세 대학원생에게 은퇴 후 계획을 묻는 게 뜬금없게 느껴졌을 법도 하다. 하지만 최 소장은 평소 꿈꿔 왔던 마음속 이야기를 털어놨다. “어려운 청소년을 도와주며 살고 싶어요.” 그의 말을 들은 조 교수는 무릎을 탁 치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제 꿈인데요.”
최 소장은 그 순간 조 교수와 결혼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함께 늙어가는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졌기 때문이다. ‘사랑이란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이라는 말이 새삼 와닿았다. 조 교수의 질문이 뜬금없는 질문이 아니라 두 사람에겐 운명의 질문이었던 셈이다. 두 사람은 1년 반 정도 연애한 뒤 미국 시카고의 한 공원에서 전통 혼례를 올렸다. 미국 한복판에서 이뤄진 전통 혼례는 큰 주목을 받았고, 결혼식 모습이 당시 미주중앙일보에 소개되기도 했다.
두 사람은 2005년 한국에 들어와 HD행복연구소를 개설했다. 『부부 감정 치유』를 쓴 존 가트맨 워싱턴주립대 명예교수의 부부 상담 솔루션을 소개하면서 유명해졌다. 최 소장은 “첫 만남 때는 몰랐는데, 부부가 같은 꿈을 갖는 게 관계에서 굉장히 긍정적인 역할을 하더라”고 했다. 부부가 같은 목표를 갖는 건 집으로 치면 튼튼한 지붕 해당한다. 지붕이 튼튼하면 거센 비바람에도 끄떡없는 것처럼, 꿈이 같은 부부 사이는 견고하다. 결혼 생활을 하면서 겪는 크고 작은 고난과 시련을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결혼한 지 40년이 지났지만, 두 사람은 외식하러 가면 불륜커플로 오해를 받곤 한다. 그 연배의 부부답지 않게 다정하기 때문이다. 사랑의 유효기간을 훌쩍 지나서도 애틋한 부부에겐 공통된 꿈 외에도 비결이 있었다.
Intro. 백년해로, 부부에 달려있다
Part1. 정서통장을 잘 관리하라
Part2. 서로 호기심을 유지하라
Part3. 매일 66초 스킨십 하라
정서 통장을 잘 관리하라
“통장 잔고만 신경 쓰시나요? 그러면 부부 관계에 금이 갈 수 있어요. ‘정서 통장’에도 신경 쓰세요.”
조 교수와 최 소장은 행복한 부부가 되려면 “평소 긍정적인 감정을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서 통장에 긍정적 감정이 쌓여 있으면, 갈등이 불거졌을 때 큰 싸움으로 번지지 않는다. 통장 잔고가 넉넉하면 투자에 실패해도 큰 빚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