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는 자사의 인공지능(AI) 서비스인 갤럭시 AI가 사용자의 상황에 맞게 알아서 필요한 일을 해내는 ‘눈치 빠른’ AI로 발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박지선 삼성전자 MX사업부 랭귀지(언어) AI팀 부사장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폴더블 신제품 ‘갤럭시 Z 폴드·플립7’에 관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앞으로는 사용자가 수고스럽게 일일이 타이핑(문자 입력)할 필요 없이 눈 앞에 펼쳐진 장면을 AI와 실시간으로 공유하면서 친구와 대화하듯 AI와 소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갤럭시 AI의 멀티모달 AI 기능이 강화돼 사람들이 AI를 다루기 위해 별도로 노력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란 설명이다. 멀티모달 AI는 문자·이미지·음성·영상 등 다양한 유형의 정보를 통합해 인식할 수 있는 AI를 말한다. 옷장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보여주며 “오늘 날씨에 맞는 옷을 추천해줘”라고 말하면, AI가 날씨 정보와 카메라로 인식한 옷을 함께 분석해 답변해주는 식이다. 현재 갤럭시 AI의 ‘비전 AI’가 이런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박 부사장은 “2017년에 출시한 빅스비 보이스와 빅스비 비전을 시작으로 꾸준히 연구 개발을 이어온 결과 스마트폰에서 음성과 시각 정보의 종합적 처리가 가능해진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그간 쌓아온 모바일 AI 기술 리더십에 더해, 퀄컴과 구글 등 파트너들과 긴밀한 협업도 (멀티모달 AI의 발전에) 빼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박 부사장은 “멀티모달과 사용자의 의도를 이해하는 능력을 갖춘 AI가 앞으로 사용자 경험의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런던대학교와 삼성전자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AI 사용자의 45%는 이미 음성 명령을 자주 사용하고 있으며, 60%는 ‘스마트폰이 내 습관을 파악해서 알아서 해줬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수요를 반영해 사용자의 의도와 사용 패턴을 파악해 먼저 도움을 주는 개인화된 AI를 개발 중이다. 갤럭시 S25에서 선보인 ‘나우 브리프’가 이런 AI의 초기 단계다. 나우 브리프는 사용자의 생활 패턴을 학습해 운동 계획이나 여행 일정 등에 맞는 정보를 미리 알려준다.
박 부사장은 앞으로 AI가 개인화를 넘어 사용자 일상에 녹아 들어 능동적으로 작동하는 앰비언트 인텔리전스(Ambient Intelligence)로 진화할 것이라고 봤다. 주변 곳곳에 위치한 AI가 상황에 맞는 서비스를 알아서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박 부사장은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워치·링·가전·TV 등 삼성이 가진 다양한 갤럭시 기기 생태계까지 AI를 확장해 개인에 맞는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제공 할 것”이라고 말했다.